[DA:현장] “상영작 소개부터 ‘미투 운동’까지”…제19회 JIFF, 다시 새롭게(종합)

입력 2018-04-03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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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5월, 전주에서 19번째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된다.

3일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베서더 서울 풀만에서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화 표현의 해방구(Outlet for Cinematic Expresssion)이다. 박순종 조직위원장 권한대행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실험적인 기조와 대중들에게 폭넓은 관람 기회 등을 제공한다”라며 “스무 살이 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짊어질 책임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매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 독립 영화 예술인들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개막작은 日 출신 정의신 감독의 ‘야키니쿠 드래곤’, 폐막작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개들의 섬’

올해 개막작은 일본 출신 정의신 감독의 ‘야키니쿠 드래곤’이다. 영화는 1970년 전후 오사카 박람회가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간사이 공항 근처 마을에서 곱창구이 집을 꾸려나가는 재일교포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마을의 한 가족과 이웃들의 삶속에서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배우 김상호, 이정은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폐막작은 미국 출신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개들의 섬'이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소년 아리타가 쓰레기 섬으로 추방된 자기 애완견을 찾으러 떠나고, 이곳에서 만난 다섯 마리 개들과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다.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을 받은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 상영작 총 246편…한국단편은 비경쟁 포함 1100편 출품 ‘역대 최다’

올해 영화제 상영작은 총 246편(장편 202편, 단편 44편)이며 총 5개 극장 19개관에서 상영한다.

‘국제경쟁’은 대다수 작품이 개인의 일상과 사적인 어려움을 다루고 있는 영화가 많다. 마르셀로 마르티네시 감독의 ‘상속녀’를 비롯해 부모를 찾아 한국으로 방문하는 내용의 ‘회귀’ 등 현실에 잠재된 상처들을 표현한 작품들이 선보여진다. 이 외에도 ‘사라와 살림에 관한 보고서’, ‘머나먼 행성’, ‘바로네사’ 등 10편이 올라왔다.

한국 경쟁으로는 다큐멘터리는 한 편도 없다. 범죄에 빠져드는 탈북인들의 삶을 다룬 조성빈 감독의 ‘비행’을 비롯해 원전사고 이후를 재앙적 세계를 그린 ‘낯선 자들의 땅’, 청년들에게 잿빛 세상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다룬 ‘내가 사는 세상’ 외에도 ‘메이트’, ‘나와 봄날의 약속’ 등 10개의 작품 등이 올라왔다.

한국단편은 비경쟁까지 1100편에 육박하는 영화가 출품됐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는 ‘동아’, ‘5월 14일’, ‘난류’, ‘#Cloud’ 등 21편을 선보인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는 기존 3편에서 올해 5편으로 제작 편수를 늘렸다. 2편의 한국 영화와 3편의 해외영화가 선보인다. 지난해 ‘노무현입니다’로 얻은 결실을 독립영화의 재투자해야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 운영 측면의 업그레이드…’전주 돔’의 업그레이드

야외에 설계된 ‘전주 돔’이 전면 개편된다. 이충직 집행윈원장은 “돔 상영의 장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 화면의 밝기나 실내의 쾌적함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켰다”라며 “냉난방기를 중설하여 기온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치를 마쳐 더 편안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주 돔 상영이 이뤄지고 관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등 서비스존이 마련된다. 영화의 거리에는 ‘100 필름, 100 포스터’ 전시가 펼쳐진다.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영화제에 방문한 관객에게 선보인다.

● “지난해 성추행과 같은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

올해 문화계는 ‘미투 운동’이 뜨거웠고 영화계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마땅한 메뉴얼은 없는 상황이다. 사전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영이 임박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집행부가 회의를 통해 상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7월 A팀장의 여성 단기 스태프 및 여성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성희롱 문제가 제기돼 인사위원회를 열고 무급 출근정지 20일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앞으로 발생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스태프들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성폭력방지교육을 시키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 위원회를 꾸렸으며 진정성을 가진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사건이 터지면 공론화시켜 투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3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개최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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