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위대한 유혹자’ 이럴 줄 알았음 조이도 평양 갔겠지

입력 2018-05-02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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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위대한 유혹자’ 이럴 줄 알았음 조이도 평양 갔겠지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가 드디어 끝을 맺었다. 우도환, 조이, 문가영, 김민재 등 루키들을 대거 기용한 드라마였지만 그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참담했다.

‘위대한 유혹자’는 지난 3월 12일 1, 2회 시청률 3.6%, 3.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이래 꾸준한 시청률 하락을 경험했다. 결국 지난 4월 3일 시청률 2%선이 붕괴되면서 1%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위대한 유혹자’ 역시 초창기에는 방송가의 기대를 적지 않게 받았던 몸이었다. ‘매드독’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준 우도환, 레드벨벳의 멤버 조이(박수영)를 비롯해 김민재, 문가영 등이 투입돼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방송이 된 이후에도 화려한 색감과 캐릭터들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는 루키 4인방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 방송되는 드라마라기엔 다소 진부한 전개와 온갖 클리셰들이 범벅된 연출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했다.

뿐만 아니라 우도환이 맡은 권시현이 왜 유혹게임을 시작했으며 왜 게임으로 시작한 은태희(박수영)와의 관계가 더 깊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한없이 부족했다. 또한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단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가영, 김민재를 비롯, 부모 세대의 복잡한 애정전선까지 끼어들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많았다. 그리고 주역 4인의 가능성은 확인했다. 훗날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기다려 줄만한 연기다. 그럼에도 이들의 커리어에 ‘위대한 유혹자’는 어쩔 수 없이 짙은 잔상을 남기게 될 것이다. (특히 조이는 이 작품으로 인해 평양 공연에 불참, 누리꾼들로부터 대역죄인 취급까지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위대한 유혹자’는 미흡했던 준비의 산물이다.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 때 캐스팅은 물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를 끊임없이 상의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게 늘 부족했었다. 배우들은 물론 PD와 작가 역시 ‘위대한 유혹자’의 실패가 큰 상처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도환은 이 작품의 제작 발표회 당시 “봄에 보기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실패는 계절과 맞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여름이나 한 겨울에 방송되었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작품이 아니었다.

아주 뼈아프게 이야기 하면 ‘위대한 유혹자’는 21세기, 2018년을 사는 시청자가 원한 작품이 아니었다. 우도환, 박수영, 문가영, 김민재 등 이토록 신선한 얼굴들을 데리고 어쩌면 이렇게 구태의연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좋은 재료를 잔뜩 모아 만든 요리가 의외로 기대 이하였다면 과연 이건 재료 탓을 해야 할까. 요리사 탓을 해야 하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이미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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