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CJ ENM ‘프듀X’ 조작 기자회견…사과는 했지만 결국은 또 ‘손절’ (종합)

입력 2019-12-30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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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또한 데이터 확인이 안 돼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확실히 누가 피해자고 수혜자인지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피해를 보상하겠습니다.”

CJ ENM이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이 불거진 지 5개월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입장을 전하긴 했지만 고위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건 처음이다.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 멀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 이날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의 사과문 발표에 이어 하용수 경영지원실장, 신윤용 커뮤니케이션담당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CJ ENM이 이번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은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조작 논란 때문이다. 지난 7월 파이널 생방송 직후 유료 문자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당시 1위부터 20위까지의 득표수가 모두 ‘7494.442’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이 확산했다.

Mnet은 수차례의 압수수색과 경찰 조사에도 미온한 태도를 보이다 제작진 일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되자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소속사에 향응을 제공받고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김용범 CP와 안준영 PD 등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안 PD는 수사 과정에서 ‘프로듀스X101’와 전 시즌 ‘프로듀스48’에서 순위 조작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민회 대표는 90도로 고래를 숙이고 사과하며 “Mnet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데뷔라는 꿈 하나 보고 모든 열정을 쏟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며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없이 우리의 잘못이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허 대표가 사과문을 통해 밝힌 입장은 ①피해 연습생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향후 활동지원, ②순위 조작 프로그램으로 통한 Mnet의 모든 이익 포기 및 기금 및 펀드 조성 계획, ③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④수사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협조 및 내부 조치였다. 그러면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와 관련된 모든 지원을 하겠다. 두 그룹의 향후 활동으로 얻는 Mnet의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다”며 “이번 사태는 우리의 잘못이지 데뷔한 아티스트들의 잘못이 아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함께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허 대표의 사과문 발표 이후에는 하용수 경영지원실장, 신윤용 커뮤니케이션담당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앞선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방안 마련을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확인이 어렵다” “추후에 발표할 것” “논의가 필요하다” 등의 반복이었다. 회사 차원에서도 투표 조작 원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피해자와 수혜자 확인조차도 현재 불가능한 상황. 이들은 내부 조사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윤용 담당은 “데뷔했어야 했는데 못 한 연습생이 피해자가 되고 데뷔한 사람이 수혜자가 될 것인데 확실히 누가 피해자고 수혜자인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피해를 보상할 계획”이라면서 “회사에서 순위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관련 데이터를 개인 PD들이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가 확보하지 못해 확인이 안 됐다. 집계 과정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제작진 일부만이 알고 판단할 수 있었더라. 그나마 있는 것도 불완전한 자료라 우리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후 원데이터를 확인하게 되더라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수혜자 또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신윤용 담당은 “이 사건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연습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와 수혜자를 순위를 밝히는 건 피해 보상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것 같다.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위 조작으로 탄생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CJ ENM 측은 기존 멤버들 위주로 아이즈원은 조속히 활동 재개를, 엑스원은 협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윤용 담당은 “현재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활동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우리도 매우 안타깝고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조만간 빠르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활동 재개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즈원은 빠른 시일 내에 활동을 재개하도록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엑스원의 활동 재개는 아직 협의 중이다. 확정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멤버들이나 소속사에서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을 반영해서 협의하고 있다. 확정이 되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다. 자세히 알려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투표 조작으로 탈락한 피해 연습생에 대해서는 금전적인 보상과 활동 지원을 약속했다. “피해 연습생들이 아이즈원이나 엑스원 합류를 원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기존 소속사, 멤버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풀어나갈 부분이다. 멤버들, 소속사와 협의해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연루된 수혜자 소속사에 대한 조치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거나 협의된 건 없다. 그 부분은 알기 힘든 상황이라서 답변드리기 곤란한 질문인 것 같다”고 답변하지 않았다.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의 피해 보상안으로는 “환불 요청이 있으면 환불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환불 방안은 추후에 논의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통신사를 통해 일괄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다 검토해서 조만간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도 약속했다. 현재로서는 “향후 오디션 프로그램은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외부 참관인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사를 받고 있는 세 PD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업무는 안 하고 있다. 재판을 받고 나서 그 이후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재판이 확정되어야 처벌할 수 있다. 수사 상황을 보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꼬리 자르기 의혹에 “조사에 한계가 있어서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책임질 계획”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Mnet은 ‘프로듀스’ 전 시리즈로 얻은 이익과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을 통해 얻는 CJ ENM의 이익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포기한 약 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이익은 기금 및 펀드를 조성, K팝의 활성화와 성장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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