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유퀴즈’ 최고vs‘놀토’ 최악, 논란 대하는 자세

입력 2021-01-12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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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 비연예인 희화 논란, 아직도 입장無
‘유퀴즈’ 제작진과 비교되는 제작진 수준
‘놀토’ 인기에 취해 비연예인 희화 자행 수준
시청률이 잘 나오니 비연예인 하나쯤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괜찮은 모양이다. 열흘째 입장을 내놓지 않는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 이야기다.


지난 2일 방송된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약칭 놀토)에서는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사진 출처를 찾는 코너 ‘짤의 출처를 찾아라’가 전파를 탔다.

문제는 시쳇말로 ‘짤’이라 불리는 온리인상 사진 출처와 해당 인물(비연예인)에 대한 초상권 침해, 비연예인 희화였다. ‘박나래와 사이먼도미닉(별칭 쌈디) 닮은 꼴’ 사진이 등장하자, 박나래는 사진을 향해 삿대질하며 “파란색 옷을 입은 건 내가 아니고, 빨간색 옷을 입은 건 쌈디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연예인 초상권을 침해한 것도 모자라 이를 웃음의 도구로 사용했다.

해당 인물(사진 속 비연예인)의 초상권에 관련한 어떤 자막이나 설명이 없었기에, 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악플(악성 댓글)이 싫다’던 연예인들이 정작 비연예인을 방송에서 ‘공개 악플’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인물에 대한 사전 동의 여부도 공개하지 않고, 단순히 사진만으로 해당 인물을 웃음거리로 희화했다는 비판이다.

논란이 커지자, ‘놀토’ 제작진은 4일 해당 회차 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클립 영상도 황급히 삭제했다. 사실상 ‘비연예인 희화’를 인정한 셈. 하지만 구체적인 해명이나 입장은 아직 없다. 열흘째 묵묵무답이다. 과학고 출신 의대생 출연자로 물의를 빚은 같은 방송사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비교된다.

앞서 6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담다’ 특집에는 과학고 출신 의대생이 출연했다. 출연자는 6개 대학 의대에 합격해 현재 국내 최고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하지만 해당 출연자를 두고 방송 이후 논란이 일었다. 섭외와 출연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과학고에서 의대 6곳 합격을 자랑하듯 이야기하는 상황이 적절하지 않다고.



이에 제작진은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지난 방송이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담다’ 특집은, 각자 인생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어떻게 담고 살아왔는지를 전해하고자 기획했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다루면서 제작진 무지함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공시사과했다.

그러면서 “그간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안이 되는 콘텐츠이면서 출연자에게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방송을 제작한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로 시청자들은 물론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준 출연자에게 좋지 못한 기억을 남기게 돼 죄송한 마음이다. 우리 제작진은 이번을 계기로 많은 것을 뒤돌아보고 성찰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직진은 “2018년 여름부터 2021년 겨울에 이르기까지, 열 번의 계절이 바뀌도록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역사를 담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앞으로도 시대 흐름과 보폭을 맞추고 시청자들의 정서와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며, 더 좋은 콘텐츠로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소중한 비판의 의견을 보내주셔서 고맙다”고 건전한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은 다수 시청자가 불편해하는 지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놀토’ 제작진은 논란 피하기에 급급했다. 어떤 해명이나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평균 3%대의 높은 시청률이 나오니 입장을 내지 않아도 프로그램 인기에 큰 영향이 없으리라 판단한 것일까. ‘놀토’ 제작진은 프로그램 인기에 취해 한 개인을 새해 첫 주말 웃음거리로 전락시켰고, 이에 대한 책임감도 보여주지 않았다.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놀라운 제작진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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