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과거 괜찮습니까” 드라마 현장 ‘학폭 조사’

입력 2021-03-10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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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타들 학폭 의혹 시끌
드라마 제작 현장, 학폭 리스크 관리
30대 이하 배우 중심으로 과거 조사
‘혹시 문제 될 만한 과거가 있나요?’


연예계가 학폭(학교 폭력) 문제로 시끄럽다. 청춘스타들이 잇따라 과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치열하다. 배우 지수는 학폭 의혹을 인정하고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의혹에 휩싸인 또 다른 배우들은 학폭 의혹을 제기한 이들과 분쟁 중이다. 그중 박혜수와 조병규는 직접 해명 입장을 내놓으면서 학폭 의혹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맞서고 있다. 김동희, 심은우, 동하 등도 소속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아직 이들을 둘러싼 진실은 명확하게 드러난 게 없다.

문제는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파생된 ‘2차 피해’다. 학폭 의혹이 불거진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 대부분이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당장 편성이 취소된 박혜수 주연 KBS 2TV 특별기획 금요드라마 ‘디어엠’(연출 박진우 서주완 극본 이슬)만 봐도 그렇다. 방영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미 광고 판매도 진행돼 편성 취소에 대한 광고주 설득 작업은 제작사와 방송사 몫이다. 일각에서는 애초 캐스팅을 잘했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누가 학폭 의혹이 불거질 줄 알았으랴. 그저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최근 각 드라마 현장에서는 배우들에 대한 ‘과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출연진과 그 소속사에 과거 학폭 등 학창 시절 그릇된 행동을 했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적이 있는지 묻는다. 그중에서도 ‘30대 이하 배우’를 중심으로 ‘과거’를 확인받는다. 이들 학창 시절이 비교적 최근이라는 점과 동창·동문이 SNS·커뮤니티 등 온라인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들어서다. 조·단역도 예외는 아니다. 구두로 확인받는 것은 물론 서류상으로 재차 확인받는 곳도 있다. 그만큼 학폭은 각 작품에서 사활을 건 문제로 떠올랐다.

한 제작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학폭 문제가 터지면 ‘혹시 우리 작품은 아닐까’ 팀 단체대화방부터 확인한다. 그만큼 모두가 노심초사한다. 배우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학폭 관련해 문제없음을 체크하고 있다. 촬영 시작 전이면 몰라도 촬영이 한창 진행된 후에 문제가 불거지면 손해가 크다. 그렇다고 해당 배우 쪽에 손실 보전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우선 학폭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손해를 따지는 문제가 복잡하다. 손해부터 떠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정말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 관계자 역시 “요즘 높은 출연료만큼 무서운 게 학폭 문제다. 출연료는 협상이라도 가능하지, 학폭은 그냥 앉아서 그대로 맞는 거다. 진위는 상관없다. 일단 의혹이 불거지면 그 자체로 작품은 타격을 입는다. 청춘물이거나 학원물이면 작품 이미지는…. 일단 학폭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발생하더라도 배우 쪽에서 쉬쉬하지 않고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제작진이 모르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제작진이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방송사와 대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되도록 학폭 문제가 없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배우로 데뷔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이라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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