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중국산 비빔밥 PPL한 ‘빈센조’, 돈이면 다 되나?

입력 2021-03-15 1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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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개연성 파괴한 중국산 비빔밥 PPL
돈만 주면 나라도 팔아먹을 기세다.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가 딱 이 모습일 듯하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연출 김희원 극본 박재범)에 관한 이야기다.


14일 방송된 ‘빈센조’ 8회분에는 두 눈을 의심케 PPL(Product Placement. 일명 간접광고)이 등장했다. 법무법인 지푸라기 사무실에서 즉석 비빔밥을 함께 먹는 빈센조(송중기 분)와 홍차영(전여빈 분) 모습이 그려진 것.

여기서 문제는 즉석 비빔밥이다. 제품 겉면에는 ‘차돌박이 돌솥비빔밥’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상은 중국 내수용 제품이다. 국내 기업 청정원과 중국 기업 즈하이궈가 협업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는다. ‘빈센조’ 제작진과 제작사, 그리고 방송사 CJ ENM(채널 tvN)은 굳이 국내 마트나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즉석 비빔밥을 홍보하는 촌극을 벌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지난 1월 같은 방송사 드라마 ‘여신강림’ 역시 개연성 없는 중국 기업 브랜드 홍보로 공분을 샀다. 본적도 없는 중국 즉석 훠궈 제품이 등장해 이를 맛있게 먹는 여주인공이 보는 이들을 코웃음 치게 했다. 그저 웃기려 했다면 성공이지만, 웃음과 함께 분노까지 치밀게 해 해당 작품은 ‘대륙강림’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도 CJ ENM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자본에 취한 행보를 보인다. 더 황당한 것은 지주 모체인 CJ제일제당에서 ‘비비고’라는 브랜드로 K푸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상황에서 정작 CJ ENM은 중국 브랜드로 ‘K푸드 망치기’에 앞장선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확대 해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미 중국은 한국 문화 전반을 자국 문화로 편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한복, 김치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때문에 국내 시청자들은 중국 자본 PPL에 대한 반감이 크다. 하지만 CJ ENM은 국내 시청자들 분노를 외면할 생각이다. 이미 PPL 대가를 지불받아 괜한 소리를 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국내 시청자 원성으로 끝내겠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이런 ‘매국 콘텐츠’ 이대로 놔두면 될 것인가다. 결국 콘텐츠 불매가 답일까. 이제 결정은 ‘중국 자본’에 취해 국민 우롱에 앞장서는 CJ ENM에 달렸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여신강림’ 때처럼 입 다물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해명이든 사과든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 제작비 수급을 위해서라는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을 내놓는다면 이 역시 역풍이다. ‘돈맛’ 본 ‘빈센조’ 제작사와 CJ ENM은 이제 ‘후기’를 내놓을 때다. 리뷰 평가는 국내 시청자와 국민이 할 테니.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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