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공유X박보검 ‘서복’, 왜 사냐고요? 글쎄요 (리뷰)

입력 2021-04-15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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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복제인간 박보검
'서복' 오늘(15일) 극장-OTT 동시 개봉
삶과 죽음의 밸런싱 게임
공유 이야기는 어디?
‘서복’ 박보검이 묻는다. 왜 사는 거냐고 무엇을 위해 사는 거냐고.

13일 공유, 박보검 주연 영화 ‘서복’이 언론에 공개됐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민기헌(공유 분)의 특별한 동행을 그린 영화.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은 성공적인 실험체다.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서복은 실험을 통해 영생을 얻었다. 끝이 없는 삶을 사는 서복에게 허락된 공간은 조금의 유리로 둘러싸인 실험실뿐이다. 서복에게 세상이란 수도 없이 읽은 책들과 자신을 만들어낸 ‘엄마’ 임세은 연구소장(장영남 분)과의 대화가 전부다. 서복은 반복되는 하루하루 속 존재의 의미를 고민한다.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은 과거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갖고 살아가는 인물. 뇌종양으로 1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동료의 죽음을 겪은 기헌은 다가올 죽음이 두렵기만 하다. 그런 기헌의 앞에 희망이 나타났다. 바로 서복. 서복의 유전자를 주입해 뇌종양을 치료해주겠다는 제안에 서복 이송 임무를 수락한다.

동행 속 서복과 기헌은 끊임없이 서로의 다름을 통해 고민에 빠진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으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서복’은 이용주 감독의 고민에서 시작된 영화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은 이용주 감독은 민기헌에게 자신의 고민을 투영했다. “사는 게 무서운지 죽는 게 무서운지 모르겠다”는 공유의 대사는 이용주 감독의 심정을 대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복과 기헌은 무한과 유한, 영생과 죽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용주 감독은 이들의 동행을 긴박하지만 유유자적하게 그려냈다. 관객에게 이들과 함께 고민할 시간을 내어준 셈이다. 이 과정에서 황홀한 장관이 몇 차례 그려진다. 감성적인 CG와 배경음악이 잘 어우러져 공유와 박보검의 동행에 여운을 더한다.

하지만 영생과 죽음, 그 밸런싱 게임의 비중을 맞추는 데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죽음을 고민하는 민기헌의 뒷 이야기는 비교적 적기 때문. 공유가 갖는 감정은 “그러려니”하고 이해해야 할 때도 있다. 실제 공유는 ‘서복’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완성된 영상은 처음 본다. 민기헌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각인시켜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편집이 많이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공유와 박보검이 던지는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에 공감이 되진 않았다. 이들이 남긴 브로맨스(관계성)에서 기반한 여운만 짙게 남을 뿐이었다.

‘서복’은 15일 극장과 OTT 사이트 티빙에서 동시 공개된다. 누군가 “극장 개봉과 OTT관람 중 어떤 게 나을까”를 묻는다면 극장을 택하겠다. 사운드와 화면이 스토리의 빈틈을 채워주니 말이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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