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하는 6개월 시한부’와 재혼하려던 남현희 씨, 엄마 맞아요? (종합)[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3-10-30 19:4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쏟아내는 말이 너무 제각각이라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헤롱헤롱하다. 연예계 마약 사태만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와 ‘사기 전과범’ 전청조 이야기다.

두 사람 이야기는 지난 23일 여성조선이 남현희가 재벌 3세이자 15세 연하 사업가 전청조 씨와 결혼한다고 최초 보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매체에 따르면 남현희는 “새 출발에 대해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11살 딸이 있고, 나와 전청조 씨의 나이 차는 15살이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난다”며 “그런 점에서 사람들은 남현희가 상대방을 꾀어서 뭘 어떻게 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내가 ‘이혼했다. 새 남자 친구 있다’고 하니 ‘남현희가 잘못하고 전 남편 잘못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고 잘못 추측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직접 전청조 씨를 남성으로 지칭했다. 남현희는 “(전청조 씨가) 똘똘한 부잣집 도련님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펜싱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 인연을 쌓아 연인으로 발전해 재혼까지 하게 됐다고.

하지만 두 사람 재혼과 관계는 전청조 과거 이력이 들어나면서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끝난 것 이상의 파장을 불러왔다. 우선 전청조는 재벌 3세도, 남성도, 승마 선수 출신도 아니다. 25일 디스패치가 공개한 전청조 관련 판결문에는 “전청조는 여성이다. 따라서 아내의 친오빠가 있을 수 없다. 또한, 300만 원으로 50억 원의 수익을 낼 수도 없으며, 원금 포함 500만 원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전청조 사기 행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동학대 혐의까지 추가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남현희가 취한 행동은 자신도 ‘세상 억울한 피해자’라는 것을 표현하는 거다. 남현희는 갑자기 온갖에 자신 심경을 토로한다. 주로 매체를 통해서다. 문제는 남현희가 각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 때마다 그동안 했던 말과 충돌되는 점이 많다는 거다. 절정의 모순은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약칭 뉴스쇼)와의 인터뷰였다. 남현희는 ‘뉴스쇼’에서 ‘이걸 우리 보고 믿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아무 말’을 쏟아냈다.

남현희는 전청조 성별을 의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문에 “처음에 펜싱을 배우러 올 때 ‘28살 여자’라고 본인(전청조)이 직접 말했다. 하루하루 펜싱 수업을 하면서 전청조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굉장히 잘했다. 내가 미안해서 그러면 뭘 해줘야 하냐고 물었더니 ‘가족 같은 친구가 되어 달라’고 하더라.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본인이 죽을 병에 걸렸다고 했다. 6개월 사는 시한부라고 했고, 호흡곤란도 내게 자주 보여줬다. 피를 토하는 걸 보여줬고, 실제로 먹을 먹었다”며 “(전청조와) 15살 차이가 나니 한참 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내 딸에게 느끼는 감정을 이 친구(전청조)에게 느끼게 됐다. 안쓰럽고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현희는 “여자의 친구로, 그냥 정말 가족 같은 친구로 지내다가 그런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날 내 옆에 누워있다가 ‘본인이 남자’라는 걸 노출시켰다. 그 노출이 보여주는 노출이 아니라 내게 당황스러운 스킨십이 먼저 있었다”며 “성관계가 있었다. 전청조가 성관계를 시도했는데, 그 때 분명히 남성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살아가면서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전청조가 성전환 수술을 남자라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부분이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그 사람이 선택을 한 부분이니 깊은 관계를 바란 것은 아니고, 그냥 친구로서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남현희와 전청조는 약 3개월간 동거한 사이다. 그런데도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사실을 몰랐다는 의문에 대해 “나는 실제로 (수술했는지 여부를) 보지는 않았다. 내가 그걸 보게 되면 나도 어떻게 마음의 변화가 생길지 몰랐고, 조금 무서웠다”며 “그 사람이 힘겹게 성전환 수술을 한 것에 대한 고백을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사람 대 사람으로 존중해주고 싶었다. 상처주기 싫었다. 내가 막 보려고 하면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남현희는 “실제로 남녀 사이의 행위가 많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 내 주변 분들에게는 내가 엄청나게 그걸 좋아하는 것처럼 말을 했더라. 최근에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남현희는 “(성관계를 할 때) ‘성기구’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분명한 것은 내가 몸을 봤을 때는 사실 중요부위를 빼고 나머지는 봤기 때문에 무언가를 착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임신 테스트기를 내가 해보고 싶다고 요청했었다. 나는 인지도가 있어 약국을 가지 못하게 하더라. 내가 한 번 테스트기를 사용하고 안 믿었다. 이거 하나 갖고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전청조가) 여러 개를 줬다. 그 여러 개를 바로바로 주지는 않았다. 줄 때마다 받았으니까 소변으로 내가 직접 해봤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임신 테스트기를 한 20번은 넘게 한 것 같다. 계속 체크를 했다”며 “다만, 병원에 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조금 더 명확하게 날짜를 두고 이게 맞는지를 보고 싶었다”고 병원을 가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남현희는 “의심이 됐던 부분이 있어 친척 동생이 시그니엘에 놀러왔을 때 내가 잠깐 이야기를 했다. ‘이상하다. 전청조가 주는게 자꾸 2줄만 나온다’고 했다. 이게 믿어지지 않으니까 동생에게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동생이 ‘어떤 방식으로 주냐’고 물어서 지금 생각해보니 ‘매번 껍데기를 벗겨서만 줘’라고 했다. 산부인과를 계속 못 가게 하니까 3~4주 정도 지나면 생리를 하는 기간이 다가오는데, 만약 임신이면 이게 하혈인데 어떡하지 고민하다가 친척 동생에게 물었다”며 “이후 생리를 하더라도 착상혈일 수 있다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성전환 수술을 하더라도 생식 기능까지 완벽할 수 없다. 남현희는 “나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의심을 했고, 인터넷 검색도 해봤다. 용어에 대한 게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모른다”며 “인터넷 검색의 한계가 있어 전청조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것(임신)은 있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전청조가 본인의 P 호텔 혼외자라고 했다. 그 P 호텔에서 고환 이식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것 또한 불가능한 것이라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대기업이니까 의학적으로 그런 부분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현희는 무지로 비롯된 일이라는 식으로 눈물을 보였다.

언뜻 남현희는 순수한 피해자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확히 되짚어 보면 남현희가 순수한 피해자인지 의심스럽다. 이날 새롭게 언급한 시한부 발언은 그 의심을 키우는 단초다. 남현희는 딸 양육에 집중해야 할 엄마다. 이런 상황에서 피까지 토하는 6개월 시한부와 결혼하려고 했다. 정말 순수하게 사랑해 간병인을 자처한 것인지, 아니면 재벌 3세라고 주장한 전청조 재산과 함께하고픈 욕심이었는지는 남현희 본인만 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했든 남현희가 엄마로서 ‘최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또 남현희는 타인의 말에 우습게 여겼다. 임신 테스트기를 신뢰할 수 없어 여러 번 시도했을 정도로 전청조를 의심했음에도 전청조 관련 의심 정보에는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았다. 오히려 재혼 발표 이후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사람이 남현희다. 자신 의심은 전청조가 막고, 대중 의심은 남현희가 막았다. 남현희를 위해 목소리를 낸 이들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 허위 사실 유포자로 낙인찍으려 했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는 있었나 싶다.

남현희는 지금 이 사태에서 눈물을 보일 게 아니라 사태를 수습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때다. 이미 대중은 남현희가 순수한 피해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전청조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이 시점에 남현희도 일조한 부분 분명히 존재하니까 말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