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유망주만쏙쏙…빌리빈의심미안

입력 2008-07-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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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효율트레이드의마술사
메이저리그 최고 제네럴매니저(단장)는 누가 뭐래도 오클랜드의 빌리 빈이다. 감독은 최고가 되려면 우승이라는 훈장이 있어야 되지만 단장은 다르다. 경영 효과를 높이면 최고다. 미국 스포츠의 단장은 경영자나 다름없다. 따라서 적은 투자로 고 효율을 내고 구단을 잘 운영하면 최고 단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플로리다 말린스를 월드시리즈에 올려 놓았던 잭 맥키언 감독은 1981년부터 1990년까지 샌디에이고 단장을 역임했다. 단장 재임시절 얼마나 많은 트레이드를 단행했는지 닉네임이 ‘트레이드 잭’이었다. 결국 숱한 트레이드로 1984년 샌디에이고가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성과를 맺었다. 그러나 왕년의 ‘트레이드 잭’도 현 오클랜드 빌리 빈에게는 비할 바가 못된다. 9일(한국시간) 빈 단장은 또 2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좋다고 평가받는 리치 하든을 컵스에 주는 트레이드를 통한 유망주 확보다. 윈-윈 트레이드로 평가받았지만 오클랜드가 훨씬 이득이다. 트레이드를 자주 단행하는 단장들의 공통점은 예상을 깨는 딜과 트레이드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다. 이른바 ‘블록버스터 딜’에 전혀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예전 잭 맥키언 단장이나, 빌리 빈 단장의 공통점이다. 빈은 1997년부터 오클랜드 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뉴욕 메츠에 1라운드 드래프트된 유망주였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148경기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성공한 메이저리거는 아니다. 그러나 단장으로서는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스포츠 시장이 작은 오클랜드 에이스를 ‘저비용 고효율’ 팀으로 만들어 놓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단장 재임 10년 동안 901승718패 승률 0.557을 기록했다. 이 성적은 같은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3위에 해당된다. 4차례 지구우승에 와일드카드 등 5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그라운드 밖의 제갈공명’이다. 오클랜드의 현재 팀 연봉은 4700만달러 정도로 메이저리그 28위다. 그러나 성적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 LA 에인절스를 추격권에 놓고 여전히 2위를 달리고 있다. 야구서적의 베스트셀러가 된 ‘머니볼’의 주인공이기도 한 빈 단장은 다른 구단에서의 영입 유혹도 있었지만 소액 구단주가 되면서 오클랜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빈 단장의 트레이드 성공은 유망주를 보는 정확한 눈이다. 올시즌 전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승률 5할을 만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오프시즌에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내보내고 유망주들을 받았다. 2008년보다는 2009년 이후를 내다보는 트레이드였다. 외야수들인 마르코 스쿠타로(토론토), 닉 스위셔(시카고 회이트삭스), 마크 콧세이(애틀랜타)를 트레이드했고, 투수 댄 하렌을 애리조나에 줬다. 야수는 주전이고, 투수는 에이스급이다. 전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젊은 유망주들이 펄펄 날았다. 돈을 엄청나게 쏟아붓고 좌완 에릭 베다드를 받으려고 1대5 트레이드로 출혈을 감수한 결과 팀이 엉망이 된 시애틀 매리너스와 대조를 이루는 장면이다. 오클랜드 미디어북에는 빈 단장이 트레이드시킨 일지가 2페이지가 넘는다. 트레이드 관련 선수만 해도 100여명이 넘는다. 빈 단장의 트레이드는 종착역이 없다. 문 상 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 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 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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