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새 총재 추대에 앞서 다시 한 번 자율 총재 선임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17대 신임총재 추대를 위한 ´2008 제6차 이사회´를 열고 후임 총재 인선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론을 내는 쪽으로 결정했다. 이사회에는 프로야구 8개 구단 대표 중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롯데 박진웅 사장을 제외한 삼성 김응용, KIA 조남홍, 한화 이경재, 두산 김진, LG 안성덕, SK 신영철,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등 7개 구단 사장단과 총재 대행인 KBO 하일성 사무총장이 자리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총재 추대를 고사한 유영구 명지의료법인 이사장의 자리를 대신한 후보는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을 배제한 자율 총재 선임을 할 것인지, 또 다시 ´낙하산´ 인사를 되풀이할 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당초 이사회는 정치권을 배제한 자율 총재 선임으로 뜻을 모아 유영구 이사장을 전격 추대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는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무형의 압박을 가했고, 결국 유 이사장은 손을 들고 말았다. 이사회는 자신들이 선택한 인물이 고사하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이날 다시 한 번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나온 의견 중 하나는 ´공모를 통해 선출´하는 방법이었다. 이는 관례로 내려오다시피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었다. KBO의 한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선출하는 방법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일반 공기업이 사장을 공모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준을 마련한 뒤에 신청인들을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자율 총재 선임´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사회의 의지에 달렸다는 얘기다. KBO가 프로야구를 총괄하고, 권익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라면 응당 야구를 사랑하고 덕망을 갖춘 총재를 선임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물론 현재 문체부와 KBO가 불편한 관계여서 총재 추대 시기를 미룬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사회는 적어도 이번 만큼은 외압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잘못된 KBO 수장을 뽑는다면 그 손해는 그대로 8개 구단의 손해로 돌아간다. 결국은 ´제 살 깎아먹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야구팬들도 더 이상 야구에 문외한이 총재 자리에 앉아 자신만의 실리를 쫓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있다. 올해 한국야구는 올림픽금메달 획득과 함께 500만 관중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프로야구 제2의 중흥기를 맞은 이 때 진정 야구를 사랑하는 총재가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야 한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만큼 더욱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