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축구인생, 멋진 축구를 하겠다."
22년 만에 친정팀 울산으로 복귀하는 김호곤 신임 감독(57)이 내년 시즌을 앞두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축구 울산현대는 26일 오후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를 계약 기간 1년의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사령탑으로 대표팀을 8강에 올려 놓았던 김 감독은 그해 축구협회 전무로 발탁돼 지난 4년 간 축구행정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마지막 축구인생은 현장에서 끝내고 싶다고 밝혀온 그는 이제 그라운드로 돌아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특히, 울산은 22년 만에 돌아가는 친정이어서 김 감독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 아시아예선에 코치로 참여했던 김 감독은 이듬해 개막한 프로축구에서 현대 호랑이축구단(현 울산)의 코치로 부임, 4년 6개월 간 선수들을 지도하다 1987년 물러난 바 있다.
김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10시30분 권오갑 울산 부단장으로부터 선임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좀 의아하기도 했다. 생각지도 않던 제의가 와 수락했다"고 말했다.
"22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웃어보인 김 감독은 "그동안 현장에서 축구인생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었다.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멋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부산아이파크 사령탑을 마지막으로 K-리그와 거리를 뒀던 김 감독이 과연 내년 시즌 얼마만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의혹을 보낵앗기대하는 눈치다.
그가 K-리그를 떠난지는 7년. 그동안 한국축구 뿐만 아니라 K-리그는 수많은 변화 속에 발전을 거듭해왔기 때문에 축구행정에 몸담고 있던 김 감독의 능력이 쉽게 발휘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군더나 울산은 최근 일본 J-리그 교토 상가 이적이 확실시 되는 수비수 박동혁(29)과 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입단테스트를 마친 공격수 염기훈(25) 등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시즌 K-리그와 컵대회 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도 출전해야 한다.
올림픽대표팀 감독 이후 5년 만에 새 시즌을 맞는 신임 감독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아무래도 축구행정을 하다보니 경기를 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지만 "언젠가는 현장에 돌아갈 것이라고 보고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었다. 내 축구인생의 마지막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울산 선수단 소집에서 구단 사무국 및 선수들과 상견례를 가진 뒤 브리핑을 통해 내년 시즌 구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코치진 또한 내년 1월 5일로 계획하고 있는 동계훈련 시작 전까지 선임을 마칠 생각이다.
한편, 김 감독은 지난 4년 간 몸담았던 축구협회에서의 업무에 대해 "축구협회에서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한국축구 전체를 돌봤다. 지난 4년 간의 행보가 보람찼다"고 자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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