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허정무 감독(54)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1일 오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계전지훈련 연습경기 4차전에서 프로축구 울산 현대를 5-1로 완파했다.
지난 10일 소집된 허정무호는 15일 광운대전을 시작으로 16일 고양KB국민은행전, 19일 숭실대전, 이날 울산전까지 총 4차례의 연습경기를 치러 2승2무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긴 휴식기를 가졌던 선수들은 그동안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광운대와 고양KB국민은행전에서 연달아 1-1로 비기는 등 대표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선수들은 경기감각이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대표팀은 숭실대를 4-0으로 완파한 뒤 이날 울산에도 4골차 대승을 거뒀다.
그동안 보여줬던 부진을 말끔히 씻어버린 대목이었다. 더욱이 전날 훈련에서 세트피스에 중점을 맞춘 대표팀은 이날 정조국과 선제골과 이근호의 추가골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뽑아내는 저력을 뽐냈다.
또 대표팀은 이날 한국 축구가 고질적인 해결과제로 안고 있는 스트라이커 골결정력 부족 문제를 털어버린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은 전반 2분 터져 나온 정조국(25. 서울)의 선제골에 이어 숭실대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던 이근호(24. 대구)와 대표팀 중원의 핵 기성용(20. 서울)이 각각 한 골씩을 성공시켰고, 측면 공격수 염기훈(26. 울산)이 두 골을 기록했다.
물론 상대 핵심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한 울산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대표팀이 보여준 고른 득점력은 이란과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날아 든 희소식이었다.
대표팀은 그동안 쾌조의 컨디션으로 꾸준한 득점력을 유지한 이근호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스트라이커가 아쉬웠다.
이날 이근호와 함께 선발로 출전한 스트라이커 정조국은 당당히 울산의 골문에 선제골을 꽂아 넣었고, 중동원정에서의 골갈증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덜게 해줬다.
대표팀은 앞선 연습경기 1,2차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중앙수비 불안도 많이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강민수(23. 전북)와 조용형(26. 제주)은 좋은 호흡을 보이며 탄탄한 수비벽을 구축했다.
측면수비를 책임진 이정수(29. 교토퍼플상가)도 적극적인 몸놀림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막아섰고, 김창수(24. 부산)도 오른쪽 측면을 철저히 지켜냈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과 달리 후반 선수 교체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경기력을 노출했다.
허 감독은 후반전에 염기훈과 김창수를 제외한 9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했고, 대표팀은 후반 염기훈의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더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다. 게다가 울산에 만회골을 내주기도 했다.
허 감독은 후반 경기 내용에 대해 "우리 선수들의 피로와 부상 우려 때문에 교체를 많이 했는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란전에는 준비된 선수,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오래 휴식을 취하다 모여 근육에 다소 무리가 많은 편인데 이란전에는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과정´에 있는 대표팀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과의 2010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서 완벽한 퍼즐판을 들고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귀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