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차김기동의‘장수비결’변신&취미

입력 2009-0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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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까지 유공 소속의 김기동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이었다. 91년 포항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단 한경기도 뛰지 못한 채 93년 5월 유공으로 이적했다. 또 다시 1년 반이 흘렀다. 해는 바뀌어 1995년,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러시아 출신 니폼니시 감독을 만난 것이다. 니폼니시는 3개 정도는 맡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했다. 발재간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시야가 넓고 부지런한 김기동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때처럼 경기를 기다린 적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뛰었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올해로 프로생활 19년차, 김기동(37)은 지금도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K리그 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령이라는 훈장을 달고서(전체는 39세인 경남의 김병지). 물론 시련도 있었다. 1997년 무릎 수술은 운좋게 넘겼지만, 2004년 왼 무릎 수술 때는 그야말로 고비였다. 주위에서는 은퇴 얘기가 심심찮게 나왔다. 하지만 그는 2005년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금도 체력 테스트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마음도 몸도 모두 청춘이라는 그는 장수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한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 식사 시간을 정확히 맞춘다. 연애시절엔 지금의 아내에게 ‘이제 잘 시간이니까 집에 빨리 들어가라’고 했을 정도로 철저히 지켰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해 줄 말도 많단다. 첫째는 감독과의 교감이다. “프로에 와서 총 9명의 감독을 만났는데, 감독의 성향은 모두 달랐다. 선수는 자기 고집을 버리고 지도자의 성향을 빨리 분석해 스타일에 맞게 변신해야한다.” 더불어 취미 생활도 강조했다. “축구에만 얽매이면 빨리 지치게 마련이다. 틈틈이 취미생활도 하면서 생활을 즐길 필요가 있다.” 스스로 채찍을 가하는 것도 그만의 롱런 비법. 프로 생활 20년 이상과 총 500경기 출전이 목표이다. 김기동은 통산 445경기에 출장했다(현재 1위는 471경기의 김병지). 내년까지 뛰면 프로생활 20년은 채울 수 있지만, 500경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그는 2011년 이후에도 뛰겠다는 각오다. “일본의 최고 스타였던 미우라 가즈요시도 43세인 올해 요코하마와 계약한 것을 보면 대단하다. 꼭 만나보고 싶다.” 올해부터 베풀고 살겠다며 ‘소년소녀 가장돕기’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하는 김기동이 진정한 프로 인생의 모범 사례가 아닐까. 구마모토(일본)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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