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마케팅’조원희딱이야!

입력 2009-02-1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판 가투소’ 조원희(26)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 입단이 임박하며 그 추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 말, 수원 삼성과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조원희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빗셀 고베(일본), FC 톰 톰스크(러시아), AS모나코(프랑스) 등으로 입단을 추진해왔다. 특히, 모나코와는 가계약서까지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위건행 소식은 더욱 놀라웠다. ○아시아 시장+스폰서십 앞서 조원희에 관심을 보인 세 팀 모두 ‘입단이 유력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빗셀 고베는 사령탑 교체로, 톰 톰스크는 재정 문제로 영입을 포기했다. 모나코는 ‘용병 보유 한도’에 걸렸다. 모나코는 조원희와 6월 입단을 조건으로 가계약한 뒤 4개월 간 몸담을 새 팀을 찾으라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이달 초, 위건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한 것이다. 조원희는 15일 위건으로 건너가 16일과 17일, 이틀 간 1군 훈련에 합류해 입단 절차를 밟았다.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은 “짧은 테스트였지만 (조원희의)체력과 훈련 태도, 정신력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일단, 두 가지 이유를 짚어볼 수 있다. 위건은 이천수, 박주영 등 국내 선수들의 EPL 진출설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이름이 거론돼 왔다. 한국이 재정 규모가 열악한 위건의 아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로 상당한 매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풀럼 등 한국 선수를 보유했거나 보유했던 클럽들은 K리그 팀과의 방한 경기를 통해 구단을 홍보했다. 한국 기업의 스폰서십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박주영(AS모나코)이 작년 유럽 진출을 타진할 때 한국 기업이 스폰서를 하는 조건으로 ‘한국 선수 영입’을 내걸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부모도 몰랐던 비밀 추진 위건행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수원은 물론, 부모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수원은 ‘일단 잔류 후 유럽행 재추진’을 제시했다. 미국 LA에서 열리는 팬 퍼시픽 챔피언십에 참가 중인 차범근 수원 감독도 “팀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조원희의 어머니도 16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수원이 ‘6개월이든, 1년이든 올해는 K리그에 잔류한 뒤 다시 유럽 진출을 돕겠다’는 제안을 했다. 아들이 꿈을 좇아 유럽으로 갔지만 이렇게 배려해줘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밤, “수원으로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설득 전화를 받은 조원희는 “난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했을 뿐, 자신이 위건에 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결국, 하루 뒤 협상은 잘 진척됐고, 6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