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최종윤,아마은퇴3년만에프로신인왕등극

입력 2009-03-04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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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링으로 돌아온 것이 잘 한 일 같아요." 호쾌한 TKO로 프로복싱 라이트급 신인왕에 오른 최종윤(25. 삼성체육관)이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최종윤은 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 25회 프로복싱 MBC신인왕전에서 정병호(27. 울산국희체육관)를 상대로 2라운드 1분14초 만에 통렬한 카운터펀치로 TKO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 후보 중 한 명인 최종윤은 아마추어 시절 68전 57승(30KORSC)11패를 기록한 수준급 선수다. 특히, 최종윤은 고교 시절 전국 5관왕 및 지역 11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2001년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1년 간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짧은 대표선수 생활 이후 거듭되는 패배로 자신감을 상실, 결국 2005년 글러브를 벗기에 이르렀다. 최종윤은 "당시 경기 운영은 좋았지만 판정에서 자꾸 지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패배로 인해 가족들에게 아픔을 주는 것 같아 은퇴를 결정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최종윤은 군생활을 거쳐 막노동과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복싱과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복싱 소식을 접할 때면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했던 선수 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나곤 했다. 결국 그는 2008년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12월22일 허병윤 삼성체육관장을 찾아 다시 글러브를 끼고 프로복싱에 입문했다. 복귀 후 한 달여 만에 출전한 신인왕전이 무리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최종윤은 8강전에서 3-0 판정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김두란에게 다시 3-0 판정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 결국 신인왕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복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관장님과 지인들의 응원이 힘이 됐다. 부모님도 복싱을 다시 시작하자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1990년대 초까지 국민스포츠로 사랑을 받았던 한국프로복싱은 오랜 기간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선수들은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 UFC, K-1 등 종합격투기로 진출하고 있어 프로복싱 자원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한때 종합격투기 진출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힌 최종윤은 복싱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한다. 최종윤은 "종합격투기 진출 생각도 해봤다. 지금 돌이켜보면 복싱선수 출신인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앞으로도 복싱선수로 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복싱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고된 과정을 거치며 이에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언제인가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특히, 목표를 쟁취하는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싱 만의 기쁨"이라며 앞으로 재미있는 복싱으로 팬들을 끌어모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종윤은 지난 해 오스카 델라 호야를 꺾고 세계권투평의회(WBC)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필리핀의 국민영웅 매니 파퀴아오(31)를 꼽으며 "아시아인 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강호들에게 굴하지 않는 진정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세계챔피언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최종윤을 포함해 총 5명의 신인왕이 탄생했다. 슈퍼밴텀급 결승전에 출전한 이현우(19. 김태식체육관)는 김연준(22. 대원체육관)과 6라운드 접전 끝에 3-0(58-56 58-56 59-55)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으며, 웰터급의 박재성(25. 에이스체육관)은 김경진(19. 삼손체육관)을 3-0(58-57 60-54 60-55) 판정승으로 꺾었다. 페더급에서는 이남준(25. 강서문성길체육관)이 이수환(22. 구리체육관)에게 3-0(58-56 59-56 59-54) 판정승으로 승리했으며, 헤비급의 이종석(28. 록키체육관)은 김동억(22. 광주화랑체육관)을 역시 3-0(58-56. 58-56. 58-57),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오는 5일 장충체육관에서는 오후 1시부터 대회 슈퍼페더급, 슈퍼플라이급, 슈퍼라이트급, 슈퍼웰터급, 슈퍼미들급 신인왕 결승전에 펼쳐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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