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해병대스틸러스’이건아니잖아

입력 2009-03-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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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스틸러스야?” 15일 2009 K리그 포항-경남FC전이 열린 포항 스틸야드.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많은 해병대 부대원들이 보였다. 인근 해병대 1사단 소속 장병 3000여명은 본부석 맞은편 2층 관중석을 점령했다. 포항 구단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해병대는 입장권을 직접 구입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해병들의 열띤 응원전은 포항 서포터스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해병대가 특유의 박수와 함께 우렁찬 함성으로 포항을 응원하자, 서포터스는 응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서포터스는 자체 응원을 포기하고 해병대 응원을 따라하기도 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하프타임에 나왔다. 해병대 의장대는 홈 개막전을 맞아 특별 공연을 실시했다. 그러나 의장대 공연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서 기다리는 촌극이 연출됐다. 결국 후반전 시작은 예정보다 5분여 늦어졌다. 프로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포항 스틸러스가 아니라 해병대 스틸러스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군인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특별 공연을 하는 것도 좋지만 서포터스 응원에 영향을 주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포항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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