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쳐도홈런…‘승짱’이부활했다

입력 2009-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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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벌써대포8개…시범경기팀홈런타이기록
요미우리 이승엽(33)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성과가 시범경기에서부터 일찌감치 도드라지고 있다. 4월 3일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목전에 두고 ‘아시아의 대포’로 확실하게 부활할 징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 주니치전에서 시범경기 7, 8호 홈런을 연타석으로 작렬시켰다. 주니치 우완 선발 나카타 겐이치를 상대로 1회 중월3점홈런(비거리 140m), 3회 좌월솔로홈런(비거리 120m)을 빼앗았는데 두 방 모두 왼손 엄지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던 지난해 이승엽이었다면 범타에 그쳤을 것들이었다. 특히 3회 2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엉덩이가 빠진 채 손목으로만 툭 걷어 올렸는데도 쭉쭉 뻗어나가 4m 높이의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만들어냈다. 상대 투수는 물론 본인도 깜짝 놀랄만한 장면으로 테이크백(스윙 전 배트를 어깨 뒤쪽으로 빼는 동작)을 줄인 새 타격폼에 완전히 적응, 그동안 누누이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변화구 대응력이 향상됐음을 입증했다.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26일 ‘이승엽이 주니치전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해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1985년 시범경기에서 터뜨린 (팀 역대 최다) 8홈런과 동률을 이뤘다’고 보도하면서 “(2번째 홈런에 대해) 직구를 기다렸는데 변화구가 왔고 타이밍이 무너졌다. 작년 같았으면 땅볼이 될 타구였는데 홈런이 됐다”는 이승엽의 말을 함께 곁들였다. 2월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힘이 실린 타구를 양산해냈던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출신의 내야수 에두아르도 알폰소와의 1군 경쟁구도 속에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16게임을 치르는 동안 41타수 14안타(타율 0.341) 8홈런 16타점으로 팀내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알폰소는 타율 0.256, 1홈런, 4타점으로 이승엽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승엽의 정규시즌 개막전 5번 1루수 선발출장은 확정적이다. 경기가 없어 26일 하루를 쉰 이승엽은 27일 세이부, 28-29일 지바롯데와의 시범경기 3게임에서 정규시즌에 대비한 최종 리허설을 치른다. 이후 4월 3-5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히로시마와의 3연전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대장정에 들어간다. “모처럼 개막전이 즐겁게 다가온다”는 ‘아시아의 홈런왕’이 실추된 옛 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지.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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