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피겨용어귀에쏙쏙…이또한‘연아효과’

입력 2009-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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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국내 프로야구 해설이나 용어 등은 아직도 일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국내에서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가 정착된 것은 메이저리그의 안방 진출 덕이다. 예전엔 퀄리티스타트라는 용어조차 몰랐다. 구원투수에게 구원승보다 세이브를 더 높이 평가한 것 역시 메이저리그 영향이다. 예전에는 마무리투수가 블론세이브를 하고도 구원승을 거두면 똑같은 구원 포인트를 줬다.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2루를 훔쳤을 때도 주자에게 도루를 준 적이 있다. 이제는 ‘수비 무관심(디펜스 인디퍼런스)’이라 해서 도루를 주지 않는다. 이게 모두 박찬호를 비롯한 해외파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달라진 것들이다. 피겨 역시 마찬가지다. 동계올림픽 때 가끔씩 보는 피겨 종목의 전문용어는 너무나 생소하다. 더블 악셀, 트리플 러츠, 토루프 등을 해설자가 설명할 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김연아의 등장으로 더블 악셀과 루프 점프, 러츠 점프 등이 마치 야구의 커브, 슬라이더 등 기본 용어가 돼버렸다. 선수와 함께 스포츠 용어도 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기술이 러츠이며, 플립이고, 루프와 살코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 구분이 가능하다면 피겨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피겨의 전문용어는 대부분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 악셀은 1882년에 개발된 기술이다. 노르웨이의 스케이터 악셀 폴센이 처음 시도했다. 살코 점프는 세계피겨선수권을 통산 10차례나 석권한 스웨덴의 울리치 살코가 개발했다. 러츠는 오스트리아의 피겨스케이터 알로이스 러츠가 1913년에 개발한 기술이다. 이나바우어도 독일 스케이터의 이름에서 따온 용어다. 피겨는 스텝, 점프, 회전 등으로 이뤄져있다. 육체적인 면은 지구력, 유연함, 강인함이다. 예술적인 면은 안무, 동작이 중요한 포인트다. 심리적인 면은 동기부여 집중력, 시각화 등이다. 그러나 피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뛰어난 유연성과 균형감각, 육체의 강인함, 창의성 등이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야 세계 일류 피겨 스케이터가 될 수 있다. 피겨는 무대에서 펼치는 예술공연이나 다름없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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