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관중속시즌첫승올린울산

입력 2009-04-08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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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도 아니고 원...." 텅 빈 경기장을 바라보는 축구계 관계자들의 씁쓸한 농담이었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3위 울산현대와 중국슈퍼리그 2위 베이징궈안 간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09 본선 E조 3라운드가 펼쳐진 7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이날 공식집계된 관중 수는 1389명. 4만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문수축구경기장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페어플레이 깃발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선 베이징 선수들은 썰렁한 관중석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등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홈경기 평균 3만5000여명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해 온 궈안 선수들은 내심 원정 텃세를 걱정했지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경기장 양쪽 골대 뒤에는 울산과 베이징 서포터스가 자리를 잡았지만, 오성홍기를 흔들며 북을 두드리는 베이징 서포터스의 숫자가 더 많았다. 같은 시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2008~2009 프로농구 울산모비스-서울삼성 간 플레이오프(4강) 1차전이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가리는 AFC챔피언스리그 본선의 비중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수치였다. 울산은 베이징전에 앞서 지난 3월 10일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1라운드(1-3패)와 3월 22일 전북현대와의 리그 2라운드(0-1패) 등 2차례 홈경기를 치렀다. 3156명으로 시작한 홈 관중수는 전북전에서 725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울산 구단 관계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그러나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5경기에서 2무3패로 부진했던 울산은 평일(화요일)경기와 경쟁종목 플레이오프라는 악재 속에 결국 맥없는 관중동원에 그쳐 고개를 숙였다. 3경기 모두 지난 해 울산 홈경기 평균관중수(8562명)에 못 미쳤다. 올해 대회부터출전팀 수를 28개에서 32개로 늘린 AFC는 각국 리그 랭킹과 동·서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한국과 일본 등 6개국에 가장 많은 4장씩의 출전권을 줬다. K-리그는 내년 대회까지 4개팀을 아시아무대에 내보낼 수 있지만, 조직, 시장규모, 경기장, 마케팅, 관중동원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AFC프로리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11, 2012년 출전팀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출전팀의 부진한 관중동원능력은 향후 한국팀들의 아시아무대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시즌을 앞두고 구단 직원들의 교체, 사무 인수인계 작업 등으로 인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농구 경기와 최근 성적 등으로 팬들의 관심이 멀어진 것은 사실이다. 성적이 좋아지면 팬들도 다시 마음을 돌리지 않겠느냐"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시즌을 앞두고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을 축구장으로 불러모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베이징전 승리를 계기로 심기일전해 팬들을 축구장으로 불러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베이징을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리며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선언한 울산이 과연 그간 부진했던 관중몰이에 힘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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