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수 가도쿠라.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SK 투수 가도쿠라.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SK 와이번스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투타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이고 있는 SK는 시즌 최다인 6연승에 성공했다. 2위와의 격차를 조금씩 벌려나가고 있는 SK는 최근 2시즌 동안 해왔던 것처럼 독주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일본인 투수 가도쿠라 겐은 이러한 SK에 새로운 힘이다. 가도쿠라는 롯데 타선을 6⅔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묶고 승리를 챙겼다.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가도쿠라는 다소 긴장한 듯 초반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 톱타자 김주찬에게 연속 볼 3개를 던진 가도쿠라는 총 9개의 공을 던진 끝에 어렵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인구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가도쿠라는 조성환과 이대호를 범타로 요리하며 초반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무실점으로 막아내긴 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쉬운 승부를 가져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로 그다지 빠르지 않았지만 193cm에서 내리 꽂는 공에 롯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는 7-1로 크게 앞선 7회초 정우람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깔끔한 피칭이었다. 채병용을 불펜으로 돌리면서까지 꺼내든 가도쿠라 선발 카드가 보기 좋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SK 팬들은 1루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가도쿠라를 기립 박수로 맞았다. 가도쿠라 입장에서는 시즌 개막 전 메이저리그 입성에 실패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게 해준 경기였다.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한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가도쿠라는 경기가 끝난 후 "상대팀이 나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이길 수 있었다"며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 피칭을 가져간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다소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몇 승을 챙긴다는것보다는 등판할 때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빠른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 SK. 지금까지의 가도쿠라의 모습만 보면 그들의 선택은 성공적인 듯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