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관중600만동원?…꿈같은이야기

입력 2009-04-27 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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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준우승의 시너지 효과로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행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기류가 강하다. 2008시즌 525만명 보다는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쉽지 않다. 2008시즌은 오로지 롯데효과로 가능한 것이었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한국프로야구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치는 500만 명 정도이다. 이것도 몇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만 가능한 수치다. 우선 프로야구 평균관중의 최대변수는 경기장 규모이다. 성적과 상관없이 평균관중은 경기장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관중이 없기로 유명한 대구구장만 하더라도 만일 경기장 사이즈가 5만석이라면, 평균관중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개막전만 만원관중을 기록해도 2009시즌 4월 전체관중과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즉 경기장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600만명은 과대망상이다. 게다가 올 시즌 문학, 사직, 대구구장의 좌석수가 축소되었다. 사직은 만원관중이 들어와도 이제 2만 7000석 정도밖에 안 된다. 2008시즌 총 관중 525만명을 기록해, 게임당 평균관중 1만명을 돌파한 것은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최상의 수치였다. 프로야구 흥행의 두 번째 변수는 ‘엘롯기’의 성적이다. 1995년 프로야구 역사상 최대의 관중인 540만명이 입장한 것도 ‘엘롯기’가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우승한 두산이 잠실이라는 큰 구장을 사용한 것도 물론 무시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엘롯기’가 하위권에 처져있다. 흥행의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롯데는 통계적으로 성적과 관중동원의 상관관계가 가장 큰 팀이다. 5월까지 계속 밑바닥을 긴다면 전체흥행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KIA는 원정경기, 특히 잠실에서의 티켓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LG가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불안요소는 산재해 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요소 외에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변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스포츠이벤트, 공휴일 숫자, 날씨, TV중계와 같은 것들이 있다. 올 시즌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이벤트는 없지만 공휴일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고, TV중계도 원활하지 못하고, 날씨 또한 지난 주말 같은 경우 경기장을 찾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일단 비가 올 분위기면 경기장에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장마라도 시작되면 관중은 급격히 줄어든다. 특히 올해는 주말경기가 순연되면 월요일에 경기스케줄이 잡혀있는데 흥행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의 휴식부족은 둘째 치고 월요일에 얼마만큼 경기장을 찾겠는가. 한국프로야구는 평일과 주말관중이 통계적으로 두 배의 차이가 난다. 월요일 경기는 탁상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더블헤더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주말스케줄 위주로 짜야한다. 모든 것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라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팬 친화적인 접근뿐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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