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팀방어율꼴찌…한화대참사‘ing’

입력 2009-07-0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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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인식 감독. 스포츠동아 DB

팀역사·김인식감독최다연패타이
9연패 와중의 1일 한화 벤치. 목소리 높이는 것조차도 죄가 되는 양, 한화 사람들은 소곤소곤 얘기했다. 야구팀 덕아웃에서 야구 얘기가 금기처럼 통하는 공기. 비약하자면 한화의 10연패는 시작하기도 전에 예정된 참사 같았다. 혹시나 했던 안영명은 홈런 3방을 포함해 8실점으로 박살났다. 6회까지 0-10, 권투였다면 수건을 던져야 할 지경이었다.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93년 최다연패 오욕의 역사가 1일 SK전에서 반복되고 말았다. 김인식 감독 개인적으로도 두산 사령탑이었던 2002년 이후 최다연패 타이. 비극적이게도 악몽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구가 없다

경기 전 만난 MBC-ESPN 이순철 해설위원은 한화 10연패의 ‘주범’으로 선발을 꼽았다. “한화 선발투수들의 평균 이닝 소화는 5이닝 미만이다. 그나마 류현진을 제외하면 평균 3이닝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하와이 캠프에서 봤을 때보다 투수들 구위가 더 나빠졌다”고도 했다.

전력보강이 전무한 상황에서 한화는 김혁민-유원상-안영명 등 영건 선발의 육성을 꾀했는데 거의 다 어긋났다. 그동안 한화를 지탱했던 정민철-송진우-구대성 등 베테랑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 겨울 손혁 인스트럭터를 데려온 것도 효과를 못 본 셈.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야구계에서는 말들이 무성하다. 이상군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렸지만 팀 방어율 꼴찌(5.68)는 요지부동. 김인식 감독의 의중과 관계없이 조각된 것으로 알려진 코칭스태프 개편도 아직까진 성과가 없다.

여기에 김태균-이범호의 부상 이탈이란 돌발 악재가 터졌다. 잘 뽑아오던 용병 농사도 올해는 흉작에 가깝다. 압도적 팀 도루 꼴찌(31개)에서 보듯 상대하기 편한 팀이 돼버렸다.

한화가 10연패를 당하던 날, 윤종화 단장은 덕아웃에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야구계에선 “한화의 현장과 프런트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미래도 없다?

1일까지 24승45패3무. 창단 후 첫 꼴찌가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 ‘숫자론 따라잡을 수 있어도 심리적으론 너무 까먹었다’란 의견이 팽배하다. 야구계에선 “한화의 침체가 올해로 끝날 일이 아니어서 더 걱정”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일단 기둥 김태균-이범호가 FA로 풀린다. 사실상 외부 수혈은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미래를 책임질 김태완-송광민-연경흠-이여상-안영명-윤규진 등은 군 문제가 해결 안 됐다. 류현진 같은 특급의 출현은 요행에 가깝다. 그래서 일각에선 “김 감독 취임 이후 계속된 좋은 성적에 너무 안주했다. 김 감독이 오기 전 2000년대 초,중반의 암흑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란 위기론마저 들려온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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