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돌아온배영수“이젠잃을것도없다”

입력 2009-07-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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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요청, 24일만에1군엔트리“승엽격려큰힘…볼 하나에혼신”



삼성 에이스 배영수(28)가 돌아왔다. 6월 11일 2군으로 내려간 후 24일만이다. 그는 “딱 내 등번호(25번)만큼 있다 왔다”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대변하는 듯 한층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배영수는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12경기 1승 8패. 방어율은 6.32까지 치솟았다. 결국 2군행 버스를 탔지만 컨디션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6월 25일 경산 롯데전에서 3이닝 6실점, 2일 광주 KIA전에서는 5이닝 동안 7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배영수를 불러들인 선동열 감독은 “상태가 어떤지 옆에서 두고 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5일 대구구장. 어찌됐든 1군에 등록된 배영수는 땡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까맣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의 말대로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고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기” 때문이다.

배영수가 재도약을 위해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이승엽(33·요미우리)과 임창용(33·야쿠르트), 그리고 김태한 2군 투수코치의 각별한 애정 덕분이었다. 이승엽과 임창용은 부진에 허덕이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부담 갖지 말고 잘 해라”, “스트레칭 많이 하고 단거리 러닝을 많이 해라”라는 조언을 해줬다.

김 코치는 2군에 내려온 배영수에게 집중 트레이닝을 시켰다. 무너진 몸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하체 리듬을 맞추는 훈련에 중점을 뒀다. 비단 기술적인 것 뿐만 아니라 배영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적인 안정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배영수는 1군에서의 마지막 등판 일이었던 6월 10일 문학 SK전을 떠올리며 “반성했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하나다. 더 이상 실수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 “볼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던지고 싶다”는 말에서 배영수의 절심함이 느껴졌다.


대구|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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