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봉넘고7연패끊고…괴물김광현날았다

 SK 김광현이 16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입술을 꽉 깨무는 바람에 약간 일그러진 표정이 인상적이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패는 끊고 연승은 이어가는 게 에이스다. ‘나오면 이긴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또 에이스다. 그런 의미에서 SK 김광현(21)은 ‘에이스 오브 더 에이스’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감독부터 백업 요원까지 모두가 7연패 탈출을 위해 합심했던 16일 잠실 LG전. 김광현은 또다시 팀 승리를 이끌면서 에이스의 위용을 떨쳤다. 기나긴 SK의 연패 행진도 막을 내렸다.

팀의 연패 탈출, 다승 단독 선두, LG 봉중근과의 특급 좌완 맞대결. 김광현에게는 여러 모로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전날부터 “주변 상황은 잊고 그저 내 투구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에 힘썼다. 하지만 의외로 승부는 싱거웠다. 타선이 1회부터 봉중근을 맹폭해 6점의 리드를 안겨준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가 1회말 박용택에게 선두타자 초구홈런을 내주며 허를 찔렸지만, 이후 긴장감을 되찾았다.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5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6회 대타 최동수에게도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최고 149km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고비마다 LG 타선을 돌려세웠다.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11승(2패)째. 팀 선배 송은범과 두산 임태훈(이상 10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방어율도 2.69로 여전한 선두. 이전 두 번의 등판에서 감독의 착오로 조기 강판되거나 5이닝을 겨우 채우는 데 그쳤던 김광현은 모처럼 경기 후 활짝 웃었다.

봉중근과의 승부에서도 균형을 맞췄다. 2007 시즌에 두 차례 맞붙었지만 두 번 모두 패자는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8이닝 1실점 9탈삼진 호투로 진검승부를 펼친 끝에 7이닝 3실점 9탈삼진의 봉중근을 이겼다. 그리고 또 한번 이어진 ‘리턴매치’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물론 이 날은 봉중근이 일찌감치 강판한 후라 당시만큼 팽팽한 긴장감은 맛볼 수 없었다. 그래도 김광현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승인이 됐다. 이제 둘의 상대전적은 2승2패. 김광현의 약진이 다시 시작됐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