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영리한이청용,박지성을배워라”

입력 2009-07-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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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들은 한결같이 프리미어리그 볼턴행을 사실상 확정지은 ‘애제자’의 성공을 확신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3인의사부,애제자에띄우는조언
이청용(21)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 입성이 임박했다. 세계 최고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긴 이청용은 자신의 축구인생 전환점이 될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국내 7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될 ‘애제자’ 이청용을 바라보는 3명의 스승들(허정무 대표팀 감독, 조광래 경남FC 감독, 이영진 FC서울 코치)의 솔직한 견해, 따스한 조언들을 살펴봤다.

○‘대단히 영리한 친구’ 이청용

이청용에 대해 스승들은 한결같이 “매우 영리한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그를 ‘발굴하고’, ‘길러주고’, ‘품어준’ 모든 이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답을 내놓았다. 2003년 초 가을, 구리 LG연습구장(현 GS챔피언스파크)에서 도봉중의 연습 경기를 보고 이청용을 전격 선발한 조광래 감독(당시 안양LG)은 “시쳇말로 ‘꽂혔다’는 게 맞다. 경기를 읽고 풀어가는 능력이 대단했다. 상대 수비를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짧은 순간에 판단을 해서 적극적인 리드를 했다”고 회상했다.

제자의 선발부터 성장 과정을 가장 오래 지켜본 이영진 코치도 마찬가지. “왜소한 체격과 내성적인 성격 탓에 오해를 사는데, 그건 청용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선수다운 근성이 있다. 처음 영입할 때 이런 면을 높이 샀다.”

K리그와 청소년팀, 올림픽팀을 오가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이청용에게 작년 5월31일 요르단전에서 A매치 첫 출전 기회를 부여한 허정무 감독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역할, 위치, 포지셔닝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한 가지를 일러주면 2-3개를 소화한다. 출국 인터뷰 때 ‘EPL에서 성공하기 위해 머리를 쓰겠다’고 했는데, 바로 그 점이 청용이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계는 없지만 과제는 있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던 스승들이지만 ‘가장 빠르고 거친’ EPL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과제들과 함께 해결책을 제시했다. “솔직히 (유럽행) 시기를 올해 겨울쯤으로 생각했다”던 이 코치는 “작년 말부터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특히, 요 근래 K리그 경기를 보면 후반 막바지 10여 분쯤 남기고 ‘지쳐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청용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면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 예선일정을 소화하느라 적절히 몸을 만들 틈이 없었다.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수”라는 조 감독의 조언도 이런 상황과 궤를 함께 한다.

같은 맥락에서 허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예로 들었다. “박지성도 처음엔 왜소했는데, 지금은 꾸준한 웨이트로 소위 ‘몸짱’이 됐다. 그간 빡빡한 일정 때문에 어려웠겠지만 지금 볼턴이 겨울 휴식기가 아닌, 프리시즌임을 감안하면 새로 몸을 만들 시간은 충분하다. 다소 나태해진 느낌이 적잖이 들었는데 새로운 환경이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허 감독은 K리그 경기 중 간혹 보였던 비신사적 모습에 따끔한 조언을 가했다. 그는 대표팀에 이청용이 소집될 때마다 개인 미팅을 자주 갖고 이청용에 이런 단점을 스스로 깨닫도록 했다. “감정 컨트롤이 필요하다. 나이가 어려서 간혹 ‘욱’하는 모습이 보인다. 언어가 자유롭지 못해 사소한 오해가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제 시작했으니 먼저 환경과 선수단에 철저히 녹아들어야 한다. 투쟁심 못지않게 필요한 게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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