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춘하추동]피칭스태프효율적운영,장기레이스승부가른다       

입력 2009-07-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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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1960년대만 하더라도 마무리투수의 역할은 게임당 평균 3이닝 투구가 예사였다. 그것이 70년대에는 2이닝, 80년대에 1.5이닝, 90년대에 들어와서야 평균 1이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마무리투수의 역할이 변하게 된 이유는 스포츠의학의 발달과 역할분담이 선수수명을 늘리고 부상을 방지한다는 경험적 결과로 볼 수 있다. 선발투수가 경기 후반에 갈수록 실점률이 점차 높아지자 투구수 관리를 하게 됐고, 마무리투수 역시 일찍 투입해 많은 투구를 하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져 결국 그 사이를 연결하는 셋업맨이 한 섹터로 자리를 잡게 됐다.

마운드 운영이 분업화함으로써 투수들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장점과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제구력이 좋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투수들이 좀 더 활약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런 연유다. 박찬호가 선발에서 계투진으로 이동해 최근 호성적을 내고 있는 것처럼….

아무튼 마무리투수는 최종 이닝 접전 상태에서 등판하는 만큼 심리적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육체적 위험도도 크다. 공 한 개가 승패와 직결되는 만큼 전력투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생리학적 관점에서 1이닝 30개 이내의 전력투구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공의 위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험이 축적된 것이다. 특히 게임당 1이닝 20개 이내의 투구는 3게임 연속등판이 가능해 팀 전체에 안정감을 주고, 그것이 선발투수에게도 영향을 미쳐 선순환이 이루어짐으로써 연승의 발판을 놓게 된다.

현재 3분의 2 시점을 지나고 있는 국내프로야구 레이스에서 두산의 마무리투수 이용찬과 삼성의 오승환 ,그리고 롯데의 애킨스가 지금까지 경기당 평균 1이닝 미만의 마무리 투구내용을 보이는 것과 팀의 상승세가 무관하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계투진이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분업화에 따른 선수 자신의 역할인식이 처음부터 분명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그것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지고 핑계거리만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피칭스태프 운영이 가장 힘든 것이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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