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영웅이오늘의바보가된‘마르티네스’

입력 2009-07-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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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는 수많은 격언이 있다. 야구를 빗댄 일상적인 속담도 있다. “1루를 훔칠 수는 없다(You can’t steal the 1st base)”라는 속담은 무모한 짓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다른 종목에는 없는 속담과 격언들이 많은 게 야구의 특징이다. 매일 매일 게임이 벌어지는 야구의 속성 때문이다.

야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격언 가운데 하나가 “어제의 영웅이 오늘은 바보가 된다(Yesterday’s hero, today’s goat)”라는 것이다. 29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서 클리블랜드 강타자 빅터 마르티네스가 그랬다.

마르티네스는 전날 9회초 역전 결승 3점홈런으로 팀을 5연승으로 이끈 수훈갑. 이날도 마르티네스에게 9회 또 한번 찬스가 왔다. 4-7로 뒤진 9회 무사 2·3루서 대타 제이미 캐롤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하고 추신수의 볼넷으로 계속 무사만루 역전 기회를 이어갔다. 단타만 터져도 최소한 동점을 이룰 수 있는 황금기회. 우완 구원투수 제이슨 벌저의 바깥쪽 볼을 2차례나 걷어낸 마르티네스는 몸쪽 높은 공이 들어오자 회심의 스윙을 했다.

그러나 타구는 3-6-1로 연결되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1점을 더 따라붙고 2루주자는 3루로 진루했지만 순식간에 투아웃. 결국 마지막 타자 조니 페랄타의 유격수 땅볼로 게임은 7-6 에인절스의 승리로 끝났다. 전날 3점홈런의 주인공이 이날은 병살타를 2개나 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후 라커룸에 앉아 있는 마르티네스에게는 한명의 기자도 다가가지 않았다.

애너하임(미 캘리포니아주)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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