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준택대한항공감독새출발“국제배구4강탈락보약”

입력 2009-08-04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09 부산 IBK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4강에서 우리캐피탈에 덜미를 잡힌 대한항공 진준택 감독은 패배를 보약 삼아 팀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다짐했다.스포츠동아DB

정신력부터다시잡겠다
“고기도 먹어본 놈들이 잘 먹는다고. 입에 갖다 줘도 못 삼키는 걸 어떡해.”

삼성화재가 V리그 사상 최다 관중 앞에서 ‘2009 부산 IBK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2일,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이 장면을 씁쓸하게 TV로 지켜봤다. 삼성화재가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면 대한항공은 반대로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대한항공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한데 이어 중국 저장, 일본 산토리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삼성화재에 유일한 1패를 안긴 팀이 바로 대한항공. 그러나 의외로 ‘복병’ 우리캐피탈에 발목을 잡혀 우승은 커녕 준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진준택 감독과 선수들, 구단 관계자 모두 4강행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그 충격은 예상외로 컸다. 진 감독은 “우리캐피탈에 지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날은 배구도 아니었다. 삼성화재를 봐라. 한 번 찬스가 왔을 때 제대로 포착해내지 않느냐”며 “선수들이 계속 지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작년 시즌 지휘봉을 잡은 뒤 패배의식에 젖은 선수들을 끌어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 지를 뼈저리게 느꼈기에 더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에이스’ 강동진이 공수에서 모처럼 제 활약을 보였고 구상윤과 김웅진 등 백업멤버들이 한층 향상된 기량을 선보인 것은 큰 소득이다. 문제는 정신력. 4강 탈락 후 선수들에게 쉴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 진 감독은 일단 정신자세를 바로 잡는데 중점을 둘 방침. 진 감독은 “방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선수들이 잘 느꼈을 것이다. 패배는 아쉽지만 어쨌든 이를 약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냐”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