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민의투어밴다이어리<1>]“하루하루가클럽피팅전쟁”

입력 2009-08-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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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클럽 피팅 숍이자 프로 선수들에게는 가장 친숙한 공간인 ‘투어밴’에서 한국클리브랜드골프의 전문 클럽피터 주영민 팀장이 선수들의 클럽을 피팅 하고 있다.사진제공 | 한국클리브랜드골프

최대한신속하게결점없이제작해야…경기前샤프트교체주문이가장많아
투어 밴은 움직이는 골프채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투어 밴 안에는 클럽 헤드와 샤프트, 그립 등 각종 기자재부터 조립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어 밴 안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플레이 도중 갑자기 클럽에 이상이 생겼다거나,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고 싶을 때 선수들은 투어 밴을 찾는다. 클럽뿐만 아니라 장갑, 모자, 수건, 골프볼 등 각종 용품까지 구비한 만물상점과도 같다.

투어 밴의 주요 업무는 선수들의 클럽을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클럽은 생명과 같다. 그래서 어떤 선수들은 대회 출전 전후에 무조건 투어 밴에 들러 클럽을 점검하기도 한다.

투어 밴은 보통 대회가 열리기 2∼3일전부터 선수들을 맞이한다. 가장 바쁜 날은 공식 연습일이 있는 화요일(목요일부터 경기를 시작할 경우)이다. 선수들은 자신이 주문한 클럽을 챙겨 연습라운드를 하고, 다시 투어 밴으로 돌아와 클럽을 재점검한다. 이때 선수들이 “완벽하다”고 말할 때 피터(Fitter)는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

대회를 앞둔 선수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은 샤프트 교체다. 샤프트는 선수마다 선호하는 모델과 스펙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을 요구한다.

최근 투어 밴을 찾은 홍란 프로는 드라이버의 샤프트를 교체했다. 홍란은 로우 킥 포인트의 샤프트를 선호한다. 로우 킥 샤프트를 쓰면 공의 탄도를 높일 수 있다. 홍란의 경우 작년에 비해 스윙스피드가 빨라졌으나 비거리가 줄었다. 비거리 증가를 위해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홍란은 샤프트 교체를 선택했다. 어떤 선수들은 헤드의 로프트를 변경하기도 한다.

그라파이트 디자인의 콰트로 MD 샤프트로 교체한 홍란은 탄도 높이기와 비거리 증가에 모두 효과를 봤다. 임팩트 때 전달되는 힘은 같지만 볼의 탄도가 높아져 비거리 증가에도 효과가 있었다. 선수가 만족해하면 피터는 당연히 보람을 느끼게 된다.

아마추어 골퍼들 중 핸디캡이 낮아지면 헤드의 로프트도 당연히 낮은 제품을 쓰는 게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보기플레이 수준일 때는 10.5도를 쓰다가, 80대를 치면 9도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생각해볼 문제다. 로프트를 쉽게 변경할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비거리 때문이라면 이는 잘못된 선택이다. 반대로 비거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 프로선수들이 클럽의 스펙을 변경할 때는 꼭 필요한 성능에 맞게, 그리고 자신의 스윙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 피팅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클럽에 손을 대지 않는다.

한국클리브랜드골프 주영민 팀장

아마추어 야구선수에서 골프전문가로 전업에 성공한 한국클리브랜드골프의 전문 클럽피터. 선수의 몸에 맞는 최적의 클럽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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