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현장속으로] 2년만에전국매치…‘길거리농구’가부활한다

입력 2009-08-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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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과 골대, 상대만 있으면 가능한 길거리 농구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데서 출발했다.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길거리 농구대회 ‘2009 King of the 3on3’는 길거리 농구의 부활을 이끌면서 동시에 꿈과 희망의 의미를 다시 새겨줄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52개팀치열한예선…9일서울광장빅뱅,덩크쇼·치어리더공연등다채로운행사
한 개의 골대만 놓인 하프 코트.

이 좁은 공간을 분주하게 움직이는 흑인 아이들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났다. 가난과 범죄에 찌든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의 얼굴은 행복했다.

더 많은 땀방울이 목덜미를 훑고 떨어질수록 표정은 더욱 밝아졌다. 경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만족스런 미소가 번졌다.

대형 길거리 농구대회 형식으로 열린 최초의 대회는 1946년 뉴욕 시 공원 관리인 홀컴 러커가 155번가 공원에서 연 러커파크 서머리그로 알려졌다. 그는 할렘 지역 아이들을 위해 농구 토너먼트를 열었는데 이후 매년 여름 이 대회가 계속되면서 길거리 농구는 인기를 모았다.

형식과 인원은 상관없었다. 볼과 골대, 상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했다. 길거리 농구에 참가한 아이 중 일부는 프로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기도 했다. 지는 팀은 바로 나와야 하지만 이기는 팀은 코트를 뺏기지 않고 계속해서 경기할 수 있는 이른바 ‘밀어내기’ 방식의 산물이다. 아이들은 코트에서 계속 플레이하기 위해 더욱 집중해 실력을 쌓았고, 그 결과 서바이벌에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한 일부 아이들은 월등한 기량을 체화했다.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길거리 농구 대회가 국내에서 부활한다.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 간 열리는 ‘2009 King of the 3on3(킹 오브 더 스리 온 스리)’가 그 것이다. 스포츠동아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KBL, WKBL, 전국농구연합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국민생활체육회 산하 전국농구연합회에서 추천받은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 각 16개팀, 여자부 4팀 등 총 52개 팀이 참가한다.

2007년 아디다스 길거리 농구대회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전국 규모 대회 소식에 길거리 농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때 전국을 뜨겁게 달구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긴 길거리 농구 대회가 프로농구 인기의 하강 곡선과 함께 거의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길거리 농구는 다시 한번 부활을 꿈꿀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농구연맹(KBL) 전육 총재는 “국내 최대의 3on3 대회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서 치열한 예선

예선은 7∼8일 이틀 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오전 10시 예비소집을 갖는 48개 팀(여자부 제외)은 오전 11시부터 예선전을 벌인다. 예선은 A,B,C,D 4개조로 나눠 전,후반 각 5분 씩 진행한다. 대학/일반부는 7분 씩 경기. 휴식 시간은 1분이다. 무승부일 경우 자유투로 승패를 가린다. 각조 1위 팀은 8강이 겨루는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조별 예선에서 1경기 패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조별 패자 부활전에서 1위를 하면 8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 둘째 날인 8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예선 각조 1위와 패자부활전을 통과한 1위 팀이 8강 토너먼트를 벌인다.

경기 사이사이 마련한 부대 행사도 다채롭다. 낮 12시와 오후 5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KBL 농구선수 클리닉 및 포토타임이 열린다. 낮 타임에는 울산 모비스 농구단, 오후 타임에는 KT 농구단이 나와 각 코트를 돌면서 슛, 리바운드, 드리블 등에 대한 기술을 알려준다.

오후 5시에는 각 부문별 4개 팀이 참가하는 하프라인 팀 슛 이벤트도 있다.

○최후의 승자는 서울광장에서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지막 날인 9일이다.

무대도 서울광장 특설코트로 이동한다. 뻥 뚫린 야외에서 길거리 농구의 진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부별 4강전과 결승전에서 벌어질 불꽃 튀는 경기는 무더운 여름밤의 더위를 식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벤트는 더욱 강력하다. 대학/일반부 결승을 제외한 여자부, 중등부, 고등부 결승전을 모두 치른 오후 6시 서울광장을 찾은 농구팬을 즉석에서 선발해 ‘힙합 후퍼’ 이선우와 벌이는 1대1 매치를 시작으로 3점 슛 콘테스트, 덩크 콘테스트 등 쟁쟁한 볼거리를 이어 낸다.

경기와 이벤트 사이 벌어지는 치어리더 공연도 볼 만 하다. 늘씬한 외모의 치어리더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율동은 대회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오후 7시30분부터 열리는 아크로배틱 매직 농구단 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트램폴린을 이용한 재미난 덩크슛 묘기로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오후 8시 대회의 백미인 대학/일반부 결승전으로 우승자를 가린 후 이어지는 우리은행 농구단과 연예인 농구단 ‘더 홀(The Hole)’의 경기까지 시선을 뗄 수 없는 행사가 계속된다.

오후 9시에는 각 부문별 시상식이 펼쳐진다. 우승팀에게는 트로피와 꽃다발, 200만원 상당(여자부는 50만원)의 스포츠상품권이 주어진다. 준우승팀도 트로피와 꽃다발, 100만원 상당의 스포츠상품권을 받는다.

이길상 기자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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