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양현종8승철벽투…10연승기아독주거침없다

입력 2009-08-11 22: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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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스포츠동아 DB

올 시즌 후반기 KIA의 눈부신 변신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시킨다. KIA의 거침없는 연승행진 덕에 SK-두산의 양강 대결이라는 약간은 식상한 드라마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7월 30일 사직 롯데전 7-5 승리 후 KIA 선수들은 마치 이기는 법을 터득한 듯 투타에 걸쳐 신들린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9일 군산 SK전에서는 9회말 2사 후 세 타자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원섭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극적인 6-3 역전승을 일궜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만들어낸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피가 호랑이의 체내에 아직 남아있는 듯한 장면이었다.

11일 광주구장. KIA의 연승행진을 시샘하는 듯 오전부터 짓궂은 비가 오다가 그치고,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 이날 롯데전마저 이기면 KIA는 10연승을 달성. 전신인 해태 시절의 12연승 2차례(1988·1994년), KIA로 바뀐 뒤로는 최장인 2003년의 11연승에 성큼 다가섰지만 흔히 얘기하는 ‘아홉수’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상황.

그러나 선발등판한 양현종(21)이 호투를 거듭하면서 ‘혹시나’ 하는 우려는 빗물에 씻겨져 내려가듯 말끔히 가셨다. 양현종은 8회 원아웃까지 7.1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로 4사구 한개 없이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역투, 팀의 10연승을 진두지휘하며 8승째(5패)를 올렸다. 최고 146km에 이르는 위력적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섞어 4회 1사 2루와 6회 2사 1·3루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위기 없이 완벽하게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KIA가 10연승을 거두는 동안 선발이 8차례나 승리를 챙겼는데 양현종은 그 중 2번을 책임졌다.

데뷔해인 2007년 1승(2패), 지난해 승리 없이 5패에 그쳤던 양현종이다. 올 시즌 무섭게 변신한 호랑이처럼 양현종 역시 신데렐라나 다름없는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 그는 “팀의 10연승을 이끌어 기쁘다. 경기 전 비가 많이 내려 밸런스도 좋지 않고, 컨디션도 별로였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덕분에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꼭 10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한차례(오후 7시2분-7시31분)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양현종이 늠름하게 마운드를 지키자 나지완이 3회말 1사 1·2루서 롯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좌월3점홈런(18호)을 지원사격한 덕에 KIA가 3-0의 깔끔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목동 히어로즈전이 우천 취소돼 하루를 쉰 5위 삼성은 롯데와 반경기차로 좁혀지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롯데에서는 타격선두인 홍성흔의 4타수 2안타 분전이 돋보였다.

광주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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