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퍼트’양보안한우즈…실수?고의?

입력 2009-08-1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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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확정선수가최종퍼트관례…패배불인정-무경험등이유추측
골프대회에서 마지막 순간은 챔피언의 몫이다. 동반자들이 먼저 경기를 끝내고 챔피언이 확정된 선수가 마지막 퍼트를 한다. 이를 ‘챔피언 퍼트’라고 한다. 챔피언은 이 순간을 갤러리들과 누리며 기쁨을 맛본다. 그런데 이날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는 챔피언 퍼트가 없었다. 마지막 퍼트의 주인공은 우승자 양용은이 아닌, 타이거 우즈였다. 챔피언 퍼트는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챔피언에 대한 예우다. PGA 투어에서만 70승을 올렸고, 메이저대회에서만 14차례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우즈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실수라고 보기엔 아쉬운 대목이다.

18번홀 그린 옆에서 친 우즈의 세 번째 샷이 홀을 빗겨가 양용은의 우승은 99% 이상 결정됐다. 양용은이 2퍼트만 해도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기에 우즈는 먼저 홀 아웃을 하고 챔피언에게 마지막을 장식할 기회를 줘야했다. 그러나 우즈는 먼저 끝내지 않고 양용은의 퍼트를 지켜봤다.

우즈가 마크를 하고 볼을 집어 들자 양용은은 보란 듯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확실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우즈가 먼저 퍼트를 끝내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기 싫어서였는지, 아니면 챔피언 퍼트의 주인공만 해오면서 그 사실을 몰랐던지 둘 중 하나로 보인다. 양용은의 우승이 확정된 후, 우즈는 쓸쓸히 퍼트를 마무리하며 카메라에서 사라졌다.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던 양용은이 홀 속에 든 공을 빼내지 않아 우즈는 잠시 기분 나쁜 표정이었다. 그래서인지 파 퍼트를 실패했고 결국 보기로 홀아웃했다. 이날 양용은과 우즈의 최종 스코어가 3타차가 난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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