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푸홀스,그가위대한이유

입력 2009-08-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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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푸홀스,불멸의전설‘ing…’
쉼표가 없는 불방망이

얼마 전 미국의 유명 스포츠 전문지 조사에 따르면 승부가 갈리는 경기 상황에서 가장 상대하기 두려운 타자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앨버트 푸홀스가 뽑혔다. 놀라운 점은 그 지지도인데 무려 41%%의 선택을 받아 18%%로 2위에 오른 매니 라미레스보다 무려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는 점이다. 각각 3, 4위에 오른 데릭 지터와 치퍼 존스를 보면 이런 인식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판단된다.

19일(한국시간) 현재 이미 9년 연속 100타점(105타점)과 30홈런(39홈런)을 넘어선 푸홀스는 타율도 0.325로 리그 3위에 올라 1967년 보스턴의 칼 야스츠렘스키 이후 첫 타격 3관왕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현재 홈런에서는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른 애리조나의 마크 레이놀즈에게 1개차로 추격당하고 있고, 타점은 밀워키의 프린스 필더에게 3점이 뒤져 있다.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타율인데 만만치 않은 경쟁자 플로리다의 핸리 라미레스가 0.359의 타율로 푸홀스와 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워낙 뛰어난 선수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3관왕이란 자리는 실력은 물론이고 흔히 말하는 운, 즉 많은 행운도 따라야 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푸홀스가 무서운 것은 바로 경이적인 꾸준함이다. 아직 올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타율은 2001년부터 가장 낮았던 순위가 2002시즌의 7위(0.314)다. 데뷔 1, 2년차를 제외하고 출루율 역시 2004년 7위(0.415)가 가장 낮은 수치였고, 장타율 역시 2002년 9위(0.561)가 최악의 해였다.

각 주요 부문에서 1위를 못해본 부문은 의외로 홈런 순위다. 하지만 이 것도 올해 해갈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나마 데뷔해를 제외하고 상위 10위권 밖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타점은 2007시즌을 제외하고 5위권 밖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2009년 위대한 도전

지금까지 그가 달려온 길에 쉼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일 것이고 그의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지미 폭스-조 디마지오의 길을 갈 것이냐, 아니면 행크 에런-프랭크 로빈슨의 길로 가느냐이다. 폭스와 디마지오의 데뷔부터 9년차까지의 행보는 푸홀스 못지않다. 데뷔해부터 9년차까지 성적을 비교하면 홈런에서는 폭스가 379개로 가장 많다. 푸홀스(358홈런)와 21개의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아직 이번 시즌 남은 경기수를 감안하면 그 격차는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 것이다.

특히 타점에서는 폭스가 200타점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33세를 기점으로 폭스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으로 성적이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걷는다. 디마지오 역시 출발 당시의 화려함과는 다르게 34세부터 기록이 감퇴하고, 36세에 은퇴를 해 통산 성적에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에런과 로빈슨은 데뷔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고, 소걸음으로 꾸준히 기록을 쌓아나가 통산 성적 분야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약물로 얼룩진 현대 야구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에런은 39세의 나이에도 40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42세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개인통산 755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로빈슨도 37세 때 30개 홈런을 쳐냈으며 40세까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물론 폭스나 디마지오는 빠른 쇠퇴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을 정도의 훌륭한 통산 기록과 화려한 선수 생활을 영유했다. 하지만 워낙 ‘시작이 창대’했던 선수들이라 선수 생활 후반의 쇠퇴는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마치 현역 선수 중 타자들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가 2001년을 기점으로 잦은 부상으로 큰 그림에서 사라진 듯한 느낌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신화의 끝은 어디일까

명예의 전당 헌액을 노려볼 만한 선수 중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보유 문제인데, 푸홀스의 경우 이미 2006년 우승으로 이 부분도 말끔히 해소가 된 상황이다. MVP도 2번이나 수상을 했고 여러 스타 선수들을 창피하게 만들었던 약물 파동도 지금까지 그를 피해가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분야에서 푸홀스는 지금 과거 어느 전설의 타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전설의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부상을 멀리 할 수 있는 재치와 기술을 겸비한 ‘푸홀스 전설’이 나오기를 10년을 더 기다려본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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