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김인식‘감성어법’효과?“선수들눈빛이달라졌다”

입력 2009-08-22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인식 감독. 스포츠동아 DB

“그래도 감독님이 한 말씀 하시니까 애들 태도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

한화 모 코치는 21일 목동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한화 선수들이 타격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최근에 우리 선수들 눈빛이 좀 달라지지 않았느냐”면서 웃었다. 비록 꼴찌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기류가 선수단 내에 형성된 듯한 분위기라는 설명이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송진우의 은퇴가 발표된 지난 16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직접 소집했다. 평소 웬만해서는 선수단 미팅을 하지 않는 김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선수들도 당시 훈련이 끝난 뒤 긴장한 눈빛으로 미팅에 참가했다. 김 감독이 이 자리에서 특별히 일장연설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있지 않느냐.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예전 같으면 현재의 성적이라면 팬들이 난리를 쳤을 텐데, 나를 보는 팬들도 ‘힘내시라’는 말만 하더라. 그게 오히려 더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어쩌면 백 마디의 호통보다 선수들에게는 더 가슴 아픈 말이었는지 모른다.

모 선수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 패배의식에 젖어서 무기력하고 안일하게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나부터 나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모 코치는 “감독님처럼 선수와 코치에게 자율권을 주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분은 흔하지 않다. 짧은 말씀이셨지만 감독님이 직접 미팅을 소집해 그런 말씀까지 하니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꾸 지니까 그렇겠지만 그동안 선수단에 적극성이 부족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해야 하는데, 뛰다 아웃되면 어쩌나, 욕먹으면 어쩌나 싶어 너무 소심한 플레이들을 해왔다.

그러니 다른 팀이 우리와 붙을 때 가장 편하다는 얘기들도 나오는 것이다. 누워서 침 뱉는 얘기지만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 내부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그 이후 팀이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이래서는 안 된다. 감독님 말씀 후 최근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고백했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