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KIA“SK?이젠내생각대로”

입력 2009-08-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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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최정 때문이야.”

언젠가 SK 김성근 감독이 농담을 빗대 꺼낸 아쉬움이다. 말 많았던 ‘6.25’ 수비 시프트(3루수 최정이 연장 12회말 투수로 등판해 끝내기 폭투를 범한)가 있었던 바로 그날, 연장 12회 석패 이후 SK의 ‘호랑이 마취’는 풀렸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KIA는 SK전 2승3무5패로 절대열세였다. 제자 조범현 KIA 감독은 스승 김 감독에게 지난해에도 4승14패 일방적으로 밀렸다. 여기다 전병두-김연훈을 트레이드로 SK에 넘겨주는 ‘우’를 범했다. 일각에선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란 자조적 개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6.25’ 이후 전세역전, KIA는 SK전 6연승을 내달렸다. 8월 8-9일 군산 2연승에 이어 21-23일 문학 원정 3연전도 싹쓸이했다. 8일은 김상현의 3연타석 홈런이 뿜어졌고, 9일엔 김원섭이 9회말 2사 후 역전 만루홈런을 작렬했다. 이어 21일엔 최희섭-김상현의 연속타자 홈런에 이어 나지완이 대타 만루홈런으로 거들었고, 22일엔 이재주가 대타 3점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이 홈런으로 이재주는 역대 대타홈런 랭킹 1위(19홈런)를 굳건히 했다. 2위 그룹이 9홈런이니까 그 격차가 상당하다.

그리고 23일, 홈런 1위 김상현은 27호 홈런을 가동했다. 여기에 선발 윤석민의 7.2이닝 1실점 역투로 2-1로 승리, 개인 8연승에 성공했다.

SK전 강세 반전과 맞춰 KIA의 승률은 수직상승, 단독 1위 한국시리즈 직행을 다져가고 있다. 어느덧 65승(40패4무). 조 감독의 커리어 시즌 최다승도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2003년 SK에서 출발한 조 감독의 단일시즌 최다승은 2005년의 70승. 당시 3위였다.

결국 감독 인생 첫 1위와 최다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향후 스케줄도 KIA의 1위 독주 체제에 우호적이다. 껄끄러웠던 SK 3연전에 마운드 소진이 극심했지만 25일부터 최약체인 한화와 광주 홈에서 3연전에 돌입, 한숨 돌릴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다시 주말에 잠실로 이동해 구톰슨-로페즈-윤석민 최강 3인 선발을 가동해 두산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특히 KIA는 두산에 4승8패로 유독 열세였는데, 일정상 잔여 5경기에 에이스 투수를 모조리 투입할 수 있다. KIA 감독 계약 마지막 해, 조 감독의 대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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