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지성빠진맨유골파티‘씁쓸’

입력 2009-08-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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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챔피언다운 모습이었다. 그간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승격한 팀을 상대로 1-0 (버밍엄시티) 힘겨운 승리를 거두는가 하면, 번리전에서는 0-1로 패해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하지만 22일(한국 시간), 위건 DW 스테디움에서 열린 2009-2010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에서 맨유는 5-0 대승으로 그간의 불안감을 씻어냈다. 모든 게 화끈했지만, 박지성과 위건의 또 다른 한국인 특급 조원희의 동반 결장은 국내 팬들에게는 상당한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다.

팽팽했던 전반전을 0-0 으로 마친 양 팀은 2라운드에서 패배를 맛 본 터라 후반에 보다 공격적인 모습이었다. 후반 10분 루니의 첫 골이 터진 직 후, 위건도 위협적인 슛을 날려 양 팀의 공격과 팬들의 응원전은 절정으로 치닫는 듯 했다. 하지만 2분 만에 터진 베르바토프(28)의 추가골은 위건 선수들의 의욕에 찬물을 끼얹었고, 분위기는 완전히 맨유 쪽으로 돌아서 이 후 루니, 오언, 나니의 골이 차례로 터져 나왔다.

특히 후반에 루니와 교체투입돼 네 번째 골을 터트린 오언은 EPL에서 7개월 만에, 맨유 이적 후 처음으로 골을 넣어 ‘원더보이’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맨유 동료들은 그간 그의 마음고생을 위로하듯 모두 달려와 오언에게 따뜻한 포옹을 해주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도 경기 후 맨유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언의 골을 “판타스틱 골”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장 안에서 남다른 시선을 끈 맨유 맨은 이번 시즌 위건에서 팀을 옮긴 안토니오 발렌시아(24)였다. 위건 홈페이지 ‘경기 프리뷰’에도 “맨유 선수로 DW 스타디움에 돌아온 발렌시아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란 소개 글이 올라올 정도. 킥오프 전,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소개를 할 때, 발렌시아는 원정 멤버들 중 유일하게 위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풀타임을 뛴 발렌시아는 후반 10분 루니의 첫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팀의 대승에 기여했다.

아쉬운 것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스탠드 VIP석에서 조니 에반스, 웨스 브라운 등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 더욱이 포지션 경쟁자 발렌시아가 1도움, 나니가 1골을 넣는 등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렸기에 ‘공격 본능’이란 케케묵은 과제를 재확인하게 됐다.

위건(영국)|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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