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인사이드볼파크]‘명품슬라이더’전병두국민투수로우뚝서길      

입력 2009-08-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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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전병두. 스포츠동아 DB

“팀을 위해 던질 수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자신감이 있으니까 누구도 두렵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많은 발전을 한 투수로 SK 전병두(사진)를 꼽고 싶다. 평균 145km의 빠른공, 칼날같은 슬라이더, 춤추는 듯한 서클체인지업을 던지는 전병두의 모습은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손색이 없다.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그에게서 이제 불안하고 나약한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전병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승4패4세이브, 방어율 3.39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후 가장 많은 109이닝을 던졌고 탈삼진 112개,사사구 44개의 수준급 성적이다.

전병두는 5월23일 두산전에서 9타자 연속탈삼진을 기록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날 전병두가 보여준 환상적인 피칭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전병두가 던지는 슬라이더는 프로야구 최고수준으로 꼽을 만한 명품이다. 최고구속 140km에 이르는 그의 슬라이더는 현역투수 가운데 가장 빠르다. 스피드를 보면 컷패스트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궤적은 역시 슬라이더다. 직구 스피드와 차이가 없어 타자들은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는 멋진 공이다.

지금 전병두는 SK가 가장 신뢰하는 불펜투수다. 구위도 좋고 위기관리 능력과 체력까지 갖추고 있다. 한때 ‘새가슴’이라는 오명이 그를 따라 다녔지만 그는 스스로를 믿었다. “한번도 내가 배짱이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단지 타자를 이기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전병두는 지난 시즌을 마친뒤 4000개가 넘는 많은 공을 던졌다. 던지고 던지면서 밸런스를 찾았고 팔스윙을 바꾸면서 슬라이더의 빠르기도 좋아졌다. 김성근 감독은 “열심히 한 결과다. 올해도 잘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말한 전병두는 상당히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부산고 시절 주전도 아니었는데 2차 1번으로 프로에 지명을 받았던 것. 2006년 WBC 대표팀에 뽑혀 군면제 해택을 받았던 것. 그리고 지난해 SK에 오게 된 것까지 다 행운이라고 했다. 2007년 난생처음 어깨부상을 당해 재활했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지만 오히려 어깨부상이 팔스윙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밸런스와 제구력에 도움을 주었다며 싱긋 웃는다. 전병두는 1군에서 무조건 많이 던지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시즌 초는 1군에서 뛸지도 솔직히 장담할 수 없었죠. 올시즌 끝까지 집중해서 던지고 다시 내년을 준비해야죠. 아직도 밸런스가 좀 불안하거든요.” 40세까지 야구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는 전병두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순항하기를 기대해 본다.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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