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김남일,허정무호승선…해외파대거발탁

입력 2009-08-27 11: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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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김남일.스포츠동아DB

‘스나이퍼’ 설기현(30.풀럼)과 ‘진공청소기’ 김남일(32.빗셀 고베)이 새롭게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5일 호주와의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최근 ‘대표 차출’을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간 첨예한 대립으로 전례 없는 해외파 총동원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허 감독은 이날 예상대로 해외파를 대거 발탁했다.

특히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AS모나코), 이영표(알 힐랄) 등 기존 해외파 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설기현과 김남일의 복귀는 단연 눈에 띈다.

설기현은 지난해 6월 북한과의 월드컵 3차 예선 참가 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 3차 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2골을 넣었던 설기현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6개월간 임대되는 바람에 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설기현은 임대를 마치고 올해 초 풀럼으로 복귀한 뒤 프리시즌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 허 감독을 대신해 해외파 점검에 나섰던 정해성 수석코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남일도 지난해 9월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년여 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남일은 2007년 일본 J-리그 진출 이후 경기력 저하에다 부상까지 겹쳐 계속해서 대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게다가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이 겹치는 조원희(위건)와 기성용(FC서울)의 성장으로 김남일의 설 자리가 더 위축됐다.

그러나 김남일은 최근 4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경기를 조율하면서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보여줘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고, 협회와 연맹의 진흙탕 싸움으로 뜻밖의 기회가 찾아오면서 허정무호 승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설기현과 김남일 외에도 박주영, 이근호(이와타), 이청용(볼턴), 조원희(위건), 수비수 이영표, 김동진(제니트), 이정수(교토) 등도 발탁됐다.

반면 소집 대상 해외파 예비 명단 15명에 포함됐던 수비수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소속팀의 요청에 따라 선발하지 않았고 안정환(다롄스터), 조재진(감바 오사카), 신영록(부르사스포르), 김근환(요코하마)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내선수 중에서는 최근 파라과이와 평가전부터 부름을 받았던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변함없는 허 감독의 신임을 확인했다.

또 ‘왼발의 달인’ 염기훈(울산), 김치우(서울), 수비수 조용형, 강민수(제주), 골키퍼 이운재(수원) 등도 뽑혔다.

허 감독은 “이번 선발은 기존 대표팀 골격을 유지하면서 본선에 대비하기 위한 최상의 조합을 꾸리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어 허 감독은“무리하게 K-리그가 희생되는 걸 막으려고 대표팀 운영도 유연성하게 가져갔다”며 최근 발생한 협회-연맹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단의 사정을 배려했음을 내비쳤다.

허 감독은 “주전 경쟁은 항상 유지돼야 한다. 경쟁이 없으면 나태해지거나 주저앉게 된다. 선수는 은퇴하는 시점까지 노력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쟁을 통한 전력 극대화를 강조했다.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23명)
△GK= 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DF= 조용형 강민수(이상 제주) 이정수(교토) 김형일(포항)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울산) 이영표(알 힐랄) 조원희(위건)
△MF= 김정우(성남) 기성용 김치우(이상 서울) 김남일(빗셀 고베) 이승현(부산) 염기훈(울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FW= 이근호(이와타) 박주영(AS모나코) 이동국(전북) 설기현(풀럼)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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