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삼성방망이‘족집게과외’덕봤네

입력 2009-08-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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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 팀타율은 0.258로 전체 6위였다. 2007년에도 0.255였다. 그러면서 ‘삼점 라이온즈’라는 별칭까지 붙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괄목상대할 발전을 이루고 있다.

27일까지 0.279로 지난해에 비해 2푼 이상 상승했다. SK(0.283)에 이어 2위다. 팀홈런도 이미 127개다. 2006-2008년 팀홈런은 두자릿수였다. 올해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팀홈런수가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이 같은 삼성타선의 변혁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합류한 나가시마 타격코치의 지도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봉규 신명철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젊은 3인방인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 나가시마 코치는 삼성타자들에게 ‘족집게 과외선생’으로 통한다.

○묵묵히 지켜보다 컨디션 떨어질 기미 보일 때 처방

나가시마 코치는 평소에는 묵묵히 타자들을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기본기, 특히 하체의 이용을 강조한다.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타자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가 아니라 슬럼프 기미가 보일 때 긴급처방에 나선다는 점.

포인트만 찍어서 조언하는데 삼성타자들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하고 있다. 강봉규는 “결과보다는 타격과정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준다.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테랑과 젊은타자 성향별 맞춤 지도

그는 베테랑과 젊은타자에 따라 다른 지도법을 발휘하고 있다. 나가시마는 “경험 많은 베테랑에게는 그동안 해왔던 것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고 한다. 역시 자신감과 자존심을 불어넣는 방법이다.

젊은타자들은 자기 재능만으로 막연히 타격하려고 한다. 투수의 공이 오면 그냥 치는 식이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설계를 하고 들어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근거를 가지고 타격을 해야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족집게 원포인트 레슨

삼성 타자들이 한결같이 그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족집게 처방’이다. 마치 과거 빙그레 출신으로 OB와 태평양 타격코치 시절 ‘족집게 선생’으로 유명했던 재일교포 고원부를 보는 듯하다.

나가시마는 평소에는 여러 가지 잔소리와 조언을 하지만 대기타석에서는 간결한 조언만 한다. 단 1개 포인트만 툭 던져준다. 특히 상대투수의 투구패턴를 파악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채태인은 “여러가지 생각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가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타격코치가 말해주는 부분만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가시마는 “타자는 투수와 포수와 싸워야한다. 2대 1싸움이다. 타자가 당연히 이기기 힘들다. 여기도 조심, 저기도 주의를 주면 타자는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요거 하나만 주의하고 타격하라고 주문한다. 그래야 투수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투수들 중 투구버릇이 있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에 곧바로 바꿀 만큼 한국투수들은 발전했다”면서 “한국타자들은 파워에서 일본에 앞선다. 파워가 있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이다”고 덧붙였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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