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런행정서축구…슬픈일”쓴소리

입력 2009-09-01 0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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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호주와의 평가전을 위해 소집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박지성이 31일 편안한 복장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해외파‘대표차출갈등’쓴소리
“A매치 고려없는 리그일정에 문제” - 이청용“애꿎은 선수만 피해 걱정” - 박주영“연맹 탄력적 운용 아쉬워”“이런 행정에서 축구하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죠.”(박지성)

“결국은 선수들이 피해를 입잖습니까.”(이청용, 박주영)

모두가 똑같은 생각이었다. 9월(호주)과 10월(세네갈) 대표팀의 평가전 일정을 놓고 불거진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갈등을 두고 해외파 태극전사들은 ‘피해자는 결국 선수들’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었다.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허정무호의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5일과 9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다. 과연 어느 국가가 이런 날짜에 맞춰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지 의문”이라며 프로연맹의 미숙한 행정을 비판했다.

아울러 “해외파가 1일 소집되고, 국내파가 3일 소집되는데 2일 컵 대회 결승전에 나서는 것은 두 팀(포항, 부산)뿐 아니냐”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런 행정에서 축구를 하는 게 정말 슬픈 일”이라며 프로연맹의 허술한 일처리를 거듭 비판했다.

호주전이 확정된 만큼 6일 일정이 조정돼야 하는 게 마땅하나 여전히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과 K리그 구단들이 ‘A매치 이틀 전에 대표팀에 합류한다’는 규정을 들어 국내파 합류시기를 늦춘 것에 대한 지적이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아스널전(8월30일)이 끝난 뒤에도 협회와 연맹의 갈등을 두고서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내길 바라는 지 궁금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K리그 FC서울에서 활약한 ‘EPL 새내기’ 이청용(21·볼턴)과 프랑스 리거 박주영(24·AS모나코)도 박지성과 입장을 함께 했다.

이청용은 “축구협회와 연맹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조율해야 하는데 이런 일로 인해 선수가 피해를 입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협회-연맹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애꿎은 선수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박주영은 ‘배려’를 강조했다. “K리그, 대표팀 모두 중요하다. 다만, 내년 월드컵 본선도 있고, 대부분 국가들이 이번에 2차례 A매치를 한다는 점에서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했다.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해외파 빅마우스>

○모래사장에서 뛰는 느낌이었어요.(이청용. 영국 그라운드 잔디가 K리그 필드와는 큰 차이가 있다며)

○팔꿈치는 당분간 신경 쓰지 않을래요.(박주영. 팔꿈치 탈구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차후 수술도 고려하지만 일단은 월드컵 본선에 집중하겠다며)

○여러 동료들도 같은 상황이에요.(박지성. 맨유가 통상 1년 전 재계약을 추진하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자신처럼 다소 늦게 재계약을 한다며)

○이미 시즌 전에 각오한 일입니다.(박지성. 맨유 퍼거슨 감독이 미드필드의 득점력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

○솔직히 어려운 일이에요.(설기현. 까마득한 후배 이청용과 대표팀 측면 미드필더를 놓고 치열한 포지션 경합을 벌일 것에 대해)
인천국제공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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