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램파드신화를만든건“아!어머니”

입력 2009-09-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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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명가램파드家를아십니까?
첼시의 에이스이자 잉글랜드 대표인 프랭크 램파드(31). 현재까지 132골을 기록하며 팀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고, 팀 전체에선 지미 그리브스와 동률인 5위를 기록 중이다. 2005년 바이러스 감염으로 결장하기까지 164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대기록도 보유 중이다. ‘램파드’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화려하지만 그에겐 더욱 특별한 가족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램파드 아버지·이모부·사촌 모두 축구가족

램파드의 아버지인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60)는 웨스트햄에서 왼쪽 풀백으로 활약하며 잉글랜드 대표까지 경험한 선수였다. 그는 웨스트햄과 함께 1975년, 1980년 두 차례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은퇴하기 전까지 660경기에 출전해 22골을 기록했다. 1994년에는 웨스트햄의 수석 코치로 부임, 지도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현재 레딩의 전술 고문이다.

램파드 시니어가 웨스트햄 수석 코치를 지낼 당시 사령탑은 현재 토트넘의 감독인 해리 레드냅(62). 재미있는 것은 레드냅이 램파드의 이모부란 사실이다. 그는 본머스, 웨스트햄, 포츠머스, 사우스햄튼 등에서 감독을 했고, 지난 시즌 포츠머스에 FA컵 우승을 안겨주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토트넘으로 스카우트됐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리버풀, 토트넘 등 명문 클럽에서 선수로 활약하며 잉글랜드 대표로 1996년 유럽선수권에도 출전한 바 있는 제이미 레드냅(36). 해리 레드냅의 아들인 그는 램파드의 이종사촌 형이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현재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여전히 축구계에 몸 담고 있다. 제이미의 형인 마크 레드냅 역시 본머스에서 활약하던 선수였다.

이렇게 화려한 축구 가문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램파드의 어머니인 팻 램파드와 제이미의 어머니인 산드라 레드냅이 쌍둥이 자매이기 때문. 특히 램파드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늘 남편인 램파드 시니어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아들을 열렬히 응원했던 팻의 자식 사랑은 유별났다. 때문에 그녀가 지난 해 4월 폐질환으로 운명을 달리했을 때, 램파드 가족 뿐 아니라 첼시 선수들까지 깊은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장례식에는 램파드의 가족인 램파드 시니어, 해리 레드냅 감독, 제이미, 산드라 뿐 아니라 첼시의 존 테리, 애슐리 콜, 조 콜, 드록바와 당시 첼시를 이끌었던 아브람 그랜트 전 감독까지 참석해 슬픔을 나눴다.

램파드는 2009년 1월 FA컵 준결승 에버턴전에서 골을 기록한 후 코너의 깃발을 잡고 주위를 도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는 1980년 램파드 시니어가 에버턴을 상대로 골을 넣고 했던 세리머니와 똑같아 많은 화제가 됐다.

램파드는 “당시 세리머니는 아버지를 위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오래 전 에버턴전에서 넣은 골은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멋진 골이었고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위한 뭔가를 하고 싶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램파드 사촌 가족에 얽힌 에피소드

해리 레드냅 감독과 아들 제이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가족사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해리는 제이미가 어릴 적부터 공을 가지고 놀았다고 회상하며 “당시 나는 본머스의 감독이었고, 내가 훈련을 갈 때면 제이미는 언제나 등교를 안 하고 훈련에 따라가면 안 되냐고 물었다. 웃긴 건 그럴 때마다 난 ‘OK’를 했다는 점이다. 물론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라고 했다”며 부자만이 간직했던 비밀을 털어놓았다. 제이미는 “학교를 가야 하는 것이 맞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그리 현명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해리가 털어놓은 또 다른 에피소드는 제이미가 리버풀에서 선수로 뛸 때다. 당시 해리는 웨스트햄 감독이었고 램파드 역시 웨스트햄 선수로 제이미와 리버풀에서 만났다. 경기 내내 제이미는 램파드에게 태클을 걸었고 램파드는 넘어지기 일쑤였다. 이에 해리 옆에 앉아있던 웨스트햄의 한 코치가 램파드에게 “너도 달려가서 제이미를 넘어뜨려!” 하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해리는 매우 곤란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둘은 부자 사이를 넘어 축구계의 동반자로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해리는 경기가 있을 때면 항상 제이미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한다고. 해리가 이끌던 포츠머스가 FA컵 우승을 했을 때도 제이미는 칭찬 대신 “미드필더 수가 너무 많았다”고 따끔한 충고를 했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첼시의 명품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 은퇴 후에도 축구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아버지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 시즌 초반 토트넘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모부 해리 레드냅. 리버풀 선수 출신으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사촌 형 제이미 레드냅.

이들 축구 가족이 요즘 잉글랜드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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