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허정무호‘반쪽훈련법’

입력 2009-09-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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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오늘은 내가 골키퍼” 2일 파주NFC에서 열린 국가 대표팀 훈련 도중, 미니 게임 골키퍼 역할을 맡은 허정무 감독이 여러 가지 동작으로 볼을 막아내고 있다. 파주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조직력훈련안되면맞춤훈련하면되고
배후 공간 침투 포함 4가지 집중 … 지성 “이색적이었지만 즐거웠다”
“어떻게 하긴요. 현실에 맞춰야죠.”

비록 해외파 10명만이 참가한 ‘반쪽짜리’ 훈련이었지만 내용은 충분히 알찼다. 호주전(5일)을 사흘 앞둔 2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허정무호는 ‘맞춤형’ 트레이닝을 실시하며 한 시간 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이날 대표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전방 공격 상황 ▲배후 공간 침투 ▲필드를 넓게 활용하는 패스 방법 ▲밀집된 공간 운용법 등 모두 4가지. 훈련 구성원 숫자는 적었어도 효과는 충분했다. 뙤약볕 속에 각기 15분씩 총 2차례 미니게임을 포함해 90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전개한 탓에 막바지에는 대부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허 감독은 “골키퍼가 없어 정상 훈련은 어려웠지만 해외파의 몸 상태를 점검하며 효율적인 선수 운용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면서 “내일(3일) 선수단 전체가 모이면 조직력 훈련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캡틴’ 박지성(맨유)도 “멤버가 적어 한계가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묘책을 짜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니 게임에서 직접 골키퍼 장갑을 낀 허 감독의 호통은 주로 공격라인에 집중됐다. 설기현(풀럼)-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 등 호주전 전방을 책임질 스트라이커들은 ‘한 템포 빠른 움직임과 과감한 슈팅 시도’를 주문받았다.

허 감독은 “골키퍼를 직접 맡아보니 선수들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보였다”며 “(공격수들에게) 슈팅찬스가 왔는데 시도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지적했다”고 말했다.

물론, 나머지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남일(고베)-조원희(위건)-이청용(볼턴)-박지성 등 미드필더들과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교토)-김동진(제니트) 등 수비수들에게 허 감독은 “상대 공격에 슈팅 타이밍과 공간을 먼저 내줘선 안 된다”며 공격진과는 대조적인 상황에서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박지성은 “이색적이었지만 즐거웠고, 조직력을 쌓으며 서로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니 ‘일석이조’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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