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감독님주문한‘투혼’보여줄것”

입력 2009-09-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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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의 친선경기를 가졌다. 한국 설기현. 상암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설기현대표팀복귀무대소감밝혀
“월드컵을 향한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내가 보여줄 것은 ‘투혼’이다.”

설기현(30·풀럼·사진)은 5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5분을 뛰며 종료 4분을 남기고 박지성의 크로스를 받아 강력한 헤딩슛으로 쐐기 골을 터뜨렸다. 작년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무려 1년 7개월 만에 맛 본 A매치 골 맛.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득점의 환희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경쟁에 대한 각오가 더 강하게 묻어났다.

설기현은 6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랜만에 복귀 무대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박)지성이 패스가 좋았을 뿐이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대표팀에 발탁된 뒤 허정무 감독님께서 레딩 시절의 투혼을 보여 달라고 하셨다. 나 역시 앞으로 얼마나 뛸지 모르고 월드컵에 나갈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신자세만큼은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 감독의 주문처럼 레딩 시절의 설기현은 투쟁심이 가득했다. PSV에인트호벤이라는 명문 팀에서 화려하게 유럽생활을 시작한 박지성, 이영표와 달리 그는 일찌감치 홀홀 단신 유럽으로 건너 가 벨기에 리그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을 거쳐 결국 프리미어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설기현이 최근 소속 팀 내에서의 힘든 주전경쟁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처음 유럽에 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도 녹록치 않지만 그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설기현은 “팀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출전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젠가 반드시 찬스가 올 거라 믿고 있고 그 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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