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의모든것언더파로우승하면보너스만3000만원

입력 2009-09-07 16: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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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주(22·하이마트)가 6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 국내 대회 54홀 최소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안선주는 경북 경산시 인터불고경산골프장 마운틴밸리코스(파73·6778야드)에서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 합계 17언더파 20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17언더파는 1995년 박세리(아마추어시절)가 크리스찬디올오픈에서 처음 기록한 후 2007년 신지애(21·미래에셋)까지 총 5차례 기록됐던 16언더파 기록을 1타 경신했다.

국내 여자골프가 세계 정상급 실력으로 올라선 지금이야 언더파 성적으로 우승하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두 자릿수 언더파 기록도 흔한 일이 됐다. 올 시즌 열린 KLPGA 12개 대회 중 두 자릿수 언더파 우승 기록은 총 7차례 나왔다. 절반 이상이 두 자릿수 언더파 우승이다.

오버파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언더파 우승은 꿈의 숫자였다. 17년 전의 일이다.

199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대회 주최사인 골드코리아 골프장의 이동준 회장은 우승 상금 이외에 별도의 보너스 상금을 내걸었다.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하면 3000만원의 특별 보너스 상금을 주겠노라고 공언했다.

당시 이 대회의 총상금은 5000만원이었다. 우승상금은 1250만원에 불과했다. 우승상금보다 두 배가 넘는 보너스 상금이 내걸렸으니 선수들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보너스 상금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오순이 1오버파 217타로 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했다. 당시로선 1오버파 성적도 대단한 결과였다. 한해 전인 1991년 대회에서 고우순은 9오버파 225타로 우승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30홈런 시대가 열린 것도 불과 18년 전이다. 한화의 전설로 남은 장종훈 이전에 30홈런은 꿈의 숫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50홈런 시대다. 그만큼 타격 실력도 장비도 좋아진 덕이다.

대회를 주최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여자 선수가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지금처럼 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았고 장비도 좋지 않았다. 연습 환경도 열악해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언더파 우승이 시작된 건, 1990년 대 중반부터였다. 박세리와 김미현 등 아마추어 골프계를 주름잡던 신세대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니어 시절부터 골프선수로 활동하던 선수들이 프로에 입문하면서 언더파 시대가 열렸다.
1996년 프로에 뛰어든 박세리는 그해 동일레나운클래식, 필라여자오픈, SBS프로골프최강전을 잇달아 제패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모두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했다.

한편 6일 남자 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이승호가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역대 최소타(263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국내 대회 최소타 기록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갖고 있었다. 2002년 한국오픈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가르시아가 23언더파 265타로 최저 언더파와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실력차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2005년 박노석은 제이유오픈에서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기록을 깨지는 못했다.

이승호는 72홀 합계 263타(21언더파)로 가르시아와 박노석이 보유한 265타를 2타나 줄였다. 가평 베네스트골프장 메이플파인코스(7014야드) 코스가 파71인 관계로 최저 언더파 기록을 갈아 치우지는 못했지만 국내 남자골퍼의 수준이 세계적인 위치까지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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