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선수육성시스템 한국만의 강점”

입력 2009-09-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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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지도자들이 본 ‘태극신궁’
외국 생활체육서 시작…나쁜 버릇 남아

제45회 울산세계양궁선수권은 한국(금4·은3)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며 막을 내렸다. 한국양궁이 강한 이유를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미국대표팀 이기식 감독은 “외국에 있으면서 한국양궁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양궁의 최대강점은 완벽한 선수육성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트 선수들을 육성한다. 양궁부에 가입한 선수가 본격적으로 활을 잡는데 걸리는 기간은 3개월-6개월. 우선 체력훈련을 한 뒤, 거울 앞에서 기본자세를 익힌다. 이후 고무줄을 당기는 훈련을 한뒤 가벼운 나무 활을 쥐어준다. 더 숙달이 되어야 선수용 활을 쓸 수 있다. 나쁜 버릇이 스며들 틈은 애초에 차단된다. 한국선수들이 교과서적인 자세로 활을 쏘는 이유다.

반면, 외국에서는 대부분 생활체육으로 양궁을 시작한다. 레저용으로 즐기다가 재능을 보여 정식 선수가 되더라도, 나쁜 버릇은 남아 있게 마련. 스페인 조형목 감독은 “성인선수들의 자세를 고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지도자들이 외국대표팀을 지도하더라도 선수들의 성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한국은 양궁이론이 어느 정도 표준화 돼 있어, 선수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더라도 큰 혼란을 겪지 않는다. 양궁이론의 표준화에는 한국양궁지도자협의회(회장 장영술)가 큰 공헌을 했다. 한국양궁지도자협의회는 80년대, 이론에목말라 있던 양궁1세대 지도자들이 만든 모임. 수시로 세미나를 개최해 지도법에 대해 토론을 하고, 그 성과물을 공유한다. 콜롬비아 최재균 감독은 “한국양궁은 선후배 지도자간의 의견교환이 활발한 편”이라고 했다. 덕분에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편가르기도 타 종목에 비해 적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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