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3연속경기 아치…박정권 20호 쐈다

입력 2009-09-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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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11연승 축하 굳히기 장외포…수년간 백업요원 설움도 날려
SK는 지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이진영을 잡는데 실패했다. 팬들의 비난이 컸지만 상무에서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며 뒤늦게 야구에 눈을 뜬 박정권의 성장을 기대하며 과감히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의문은 올 시즌 중반까지 남았다. SK 외야와 1루를 번갈아 지킨 국가대표 이진영을 과연 박정권이 대신 할 수 있을까. 박정권은 9일 광주 KIA전에서 그 의문에 스스로 답했다.

이진영도 프로 9년 동안 2005년 단 한해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20홈런. 이날 박정권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호 홈런을 날렸다. 그것도 팀 창단 이후 타이기록인 11연승을 확정짓고, 1위 싸움에 다시 불을 붙인 영양가 만점의대형 장외홈런. 6일 문학 롯데전, 전날 KIA전에 이은 3연속경기아치였다.

에이스 구톰슨이 등판한 KIA는 5회까지 1-0으로 SK를 앞섰다. 무사 3루의 찬스까지 놓치며 추가득점을 하지 못했던 상황.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10일 만에 등판한 구톰슨도 지쳐갔다. 그리고 6회초 선두타자박재상의 안타에 이은 정근우의 역전 좌월2점홈런이 터졌다. SK가 2-1로 역전. 그러나 김재현과 최정이 범타로 물러나며 한번 흔들린 구톰슨이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2사 후 주자 없이 타석에 들어선 박정권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투 스트라이크 원볼, 볼카운트가 불리했지만 몸쪽으로 파고드는 구톰슨의 컷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살짝 몰리자 주저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비거리 120m. 광주구장 오른쪽 외야석 너머로 사라지는 장외홈런이 터졌고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박정권은 2004년 쌍방울 지명권을 승계한 SK에 계약금 5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계약금이 보여주듯 큰 주목을 받은 신인도 아니었고 당시 SK 1루에는 김기태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었다. 상무에 입단한 박정권은 1루와 외야수비가동시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변신한 뒤 2007년 전역했다. 여전히 외야에는 이진영, 1루에는 이호준이 있었지만 박정권은 묵묵히 백업역할에 충실, 주전 기회를 잡은 올해 20홈런으로 수년간 노력한 결실을 맺었다.

박정권은 “최근 타율이 높지도 않으니까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하면서 역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이후 스윙도 부드러워지고 오늘도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팀이 연승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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