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조갈량의리더십…칭찬은호랑이도춤추게했다

입력 2009-09-1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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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감독.스포츠동아DB

KIA 조범현 감독(사진)은 1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앞서 서울 원정숙소에서 선수단 전원과 마주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최근 마운드가 흔들리고 수비 실책에 타선 침묵까지 더한 어려운 팀 형편을 생각하면 뜻밖의 말이었다.

KIA는 8월 승률 0.833, 20승4패를 기록하며 월간 최다승 신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무섭게 질주하던 KIA는 9월 갑자기 멈춰 섰다. 1일부터 14일까지 KIA의 성적은 4승7패, 승률 0.364로 부진에 빠지며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을 카운트다운하는 ‘매직넘버’까지 날려버렸다. 14일까지 기록한 9월 팀 방어율 6.08과 팀 타율 0.242는 모두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특히 상대가 ‘1위팀의 무서움이 전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쉽게 승리를 내줬다. 9월에도 KIA는 분명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몰린 팀에서 느낄 수 있는 조급함마저 엿보였다.

그러나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뜻밖의 칭찬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말에 KIA 선수단은 더 힘을 냈다. 조 감독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 모두 마음 편하게 끝까지 가자”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경기장에 도착해서도 조 감독이 먼저 힘을 냈다. 주장 김상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 잘해보자”고 분위기를 띄웠고 김상훈도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감독의 의중을 헤아렸다.

조 감독은 “사실 그동안 모두 잘해줬다. 끝까지 너무 잘하려고 하니까 더 긴장했던 것 같다. 9월에 우리가 1승10패 한 것도 아니고 4승7패 정도는 괜찮다.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목전에 두고 찾아온 위기에서 질책과 야단보다는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동료애를 다시 강조한 ‘조갈량’의 마지막 승부수일지도 모른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편집|김현우 기자 pudga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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