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이상렬코치에맞았다”

입력 2009-09-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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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치3주박철우기자회견배구협회“철저진상규명”
“제2의 박철우가 나와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제15회 아시아 배구선수권에 출전할 남자배구 대표팀 내에서 구타 사건이 일어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이는 박철우(24·현대캐피탈·사진)와 대표팀 이상렬 코치였다.

안면부와 복부에 폭행을 당한 박철우는 아버지 박정선(57)씨와 함께 18일 서울 압구정동 모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사건은 17일에 일어났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마친 뒤 김호철 감독이 먼저 돌아가자 이 코치가 선수들을 다시 붙잡았다. 그는 ‘감독이 말하는데 쳐다보지 않는다’ ‘자세가 불량하다’ ‘선배가 후배 관리를 못한다’ 등의 이유로 박철우를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했다. 박철우는 룸 메이트 김요한(LIG손해보험)과 밤 늦게까지 얘기를 나눈 뒤 18일 새벽 숙소를 나왔고, 오전 10시 인근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X-레이 촬영 결과, 박철우는 안면과 복부 타박, 경추부 염좌와 다발성 좌상, 이명 현상과 뇌진탕 증세 등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박철우는 “아직 코치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고, 해명도 없었다”며 “몸도 마음도 아프다. 대한배구협회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배구계는 ‘터질 일이 늦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A구단 감독은 “예전부터 몇몇 팀에 그런 일(구타)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고, B구단 감독도 “선수들이 대표팀 소집을 꺼리는 느낌이었다”며 구타가 이미 뿌리 깊은 관행임을 시사했다.

배구협회 이춘표 전무는 “조속히 상무이사회를 열고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거,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협회는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식 회견을 열어달라는 박철우 측 요구를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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