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3이닝·210승신화속으로“굿바이∼레전드”

입력 2009-09-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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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대 LG트윈스 경기가 23일 한화 송진우의 은퇴경기로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 클리닝타임 때 가진 은퇴식에서 송진우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송진우은 210승 3003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남기고 21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21년 동안 4만9015개 투구

1만2708 타자 마지막 승부

대전 매진 “송진우” 함성만


21번 유니폼을 입고 21년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송골매’ 송진우(43). 그가 마침내 전설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의 심장, 이글스의 혼이었던 송진우는 23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해 은퇴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5회가 끝난 뒤 성대한 은퇴식을 치렀다.

전설의 마지막 투구

송진우는 당초 1이닝 범위에서 투구할 계획이었지만 그동안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1이닝 투구는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김인식 감독과 상의해 1타자 상대로 바꿨다. 역사적인 마지막 타자는 LG 1번타자 박용근. 초구 직구, 2구 슬라이더가 연속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칼날 같은 제구력은 여전했다. 그리고 3구째 시속 122km짜리 가운데 낮은 체인지업. 박용근의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송진우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 돼 유격수 앞쪽으로 굴러가는 내야안타. ‘가장 수비 잘 하는 투수’라는 평가를 듣던 그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실수했다. 그도 웃고, 팬들도 웃었다. 박용근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내야땅볼로 아웃될 생각이었다. 못 잡으셔서 내가 당황했다”며 웃었다.

○신화를 남기고….

박용근은 그가 상대한 1만2708번째 타자였다. 그리고 이날까지 4만9015개의 공을 뿌렸다. 1989년 프로 데뷔전(89년 4월 5일 대전 롯데전) 완봉승을 기록한 뒤 통산 672경기에 등판해 210승 153패 103세이브 17홀드 방어율 3.51을 기록했다. 최다이닝(3003), 최다탈삼진(2048), 최다피안타(2718), 최다피홈런(272), 최다4사구(1272), 최다실점(1341)…. 그는 프로야구의 불멸의 신화를 썼다. 2000년 5월 18일 광주 KIA전에서는 노히트노런, 1992년 사상 최초 시즌 다승왕(19)과 구원왕(8구원승·17세이브)에 오르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송골매의 마지막 가는 길 대전 매진

전설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이날 대전구장은 경기 전부터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은 평일인데다 한화의 순위가 8위로 굳어진 상황이어서 매진사례는 이례적이다. 시즌 11번째 매진. 또한 김영덕 감독을 비롯해, 강병철 이희수 이광환 유승안 전 감독이 바쁜 시간을 쪼개 자리를 빛냈다. 한화 김인식 감독까지 송진우가 활약한 21년간 전현직 빙그레 한화 감독 6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굿바이 레전드

팬들은 은퇴식 내내 ‘LEGEND 21’이 새겨진 수건을 들고 “송진우! 송진우!”를 목놓아 외쳤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는 울지 않았다.

송진우는 자신이 던졌던 마지막공 체인지업처럼 이제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멋진 인생의 체인지업에 도전한다. 그는 은퇴사에서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팬들은 그대가 있어서 즐거웠고, 그대로 인해 행복했다. “고마워요 송골매, 굿바이 레전드!”

대전|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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