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과막강마운드…한달에20승‘8월의기적’

입력 2009-09-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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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대 히어로즈 경기가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열렸다. 5-0 승리를 거두며 패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기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군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KIA페넌트레이스우승하기까지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12년 만에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한 KIA 타이거즈의 2009시즌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3연패에 빠지는 등 4월 중순까지 바닥을 헤매던 KIA는 5월 이후 꾸준히 승수를 만회하더니 후반기 개막과 함께 대폭발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한기주의 ‘불쇼’와 김상현의 가세

4월 21일은 KIA에 의미 있는 날이었다. 그 전까지 14게임에서 6승밖에 거두지 못한 KIA는 이날부터 이틀 연속 마무리 한기주의 ‘불쇼’로 고개를 숙이는 등 주중 광주 두산전 3게임을 모두 내주고 초반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모든 게 나쁠 수는 없는 법. 21일은 친정으로 돌아온 김상현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은 첫 날이었고, 김상현은 이후 KIA의 중심타자로 정규시즌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막강 투수진, 대도약 밑바탕을 깔다

한기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에이스 윤석민을 잠시 마무리로 돌리는 등 고충이 따랐지만 개막 이전부터 6선발 체제를 가동한 조범현 감독의 지략은 결국 통했다. 선발진의 안정을 바탕으로 KIA는 달이 바뀐 뒤부터 조금씩 힘을 냈다. 5월 14일 대전 한화전 승리로 처음 4위로 올라선 KIA는 닷새 뒤 3위까지 점령하며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던 SK, 두산과의 간격을 착실히 줄여나갔다.

○8월의 기적

후반기 개막일이었던 7월 28일, 1,192일 만에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본 KIA는 결국 8월 2일 1위에 올랐다. 그 이후는 승승장구. 창단 후 최다 타이인 11연승도 기록했고,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월간 최다승 신기록인 20승을 올렸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고비도 따랐다. 9월 3일부터 5연패에 빠지는 등 잠시 주춤한 사이 SK가 가공할 연승행진으로 추격전을 펼치면서 끝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의미

KIA의 우승은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V9의 신기원을 연 ‘명문 타이거즈’의 역사를 되살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2001년 8월 ‘쇠퇴한 명가’ 해태를 인수한 KIA는 이듬해부터 줄곧 V10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9시즌은 달랐다. 취임 2년째를 맞은 조범현 감독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고, 프런트의 꾸준한 노력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 과정에서 해태 시절을 포함해 창단 후 처음으로 홈 관중 50만 명 돌파라는 의미심장한 기록도 곁들여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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